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입법에 앞서 기업 규제의 타당성과 파급효과를 검토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사전 점검 시스템 도입을 건의했다.
손 회장은 31일 오후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적지 않은 의원입법안들이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러한 법안들이 충분한 검토와 논의 없이 너무 쉽게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업들의 호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경영계의 절실한 요청에 대표님께서도 공감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 외에도 기업들이 경영과 투자 활동에 매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과 입법 활동을 건의했다. 특히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그는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우리 노사관계 현실은 국가 경쟁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감소하는 반면,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는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비타협적 노사관계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이제 우리도 정부·여당에서 중심을 잡고 노동 개혁을 잘 이끌어 주시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세제 지원책 마련과 상속세 인하도 요청했다.
손 회장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미래차, 바이오 같은 유망 산업에서 보다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세액공제 확대를 비롯한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상속세도 대폭적으로 인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지배주주 및 친인척 할증평가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의 유산총액과세에서 상속인별로 유산 취득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인의 과도한 형사처벌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배임죄는 범죄 성립요건이 모호하고 포괄적이어서 기업인들은 경영 판단 과정에서 배임죄로 처벌당할 위험을 항상 가지고 있다”며 “독일의 경우 기업인이 경영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입혔더라도 합리적 근거에 따라 성실하게 판단한 것이라면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해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손 회장은 경총이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에 기업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금은 처벌보다는 예방 중심의 정책이 필요한 때”라며 “정부는 예방활동 지침을 확실히 세우고 기업은 예방 규칙을 지켜 근로자 교육에 앞장서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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