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간 회담 의제 ‘반도체·배터리·백신’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투자 발표 앞둬LG에너지솔루션, 북미 5兆 투자 준비 중SK바이오, 노바백스와 백신 파트너십 확대
13일 재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청와대가 준비 중인 한미정상회담의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과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미국 투자를 앞두고 있거나 투자 협약이 진행 중인 회사의 CEO 참석을 요청해 일정을 잡고 있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 경제사절단에는 대기업 총수들 참석이 주를 이뤘으나, 내주 한미정상회담에는 양국 간 대화 의제가 반도체·배터리·백신 등으로 요약되면서 이와 관련된 기업들이 초청을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을 이끌고 있고 CEO들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 봐도 그룹 총수들이 참석하는 일정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 참석 기업에 일정 이전까지 가급적 말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겠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 수장으로 한미 간 사업 협력을 구축하는데 역할을 하기 위해 이번 출장 일정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장 기간 미국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과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해 폭넓게 교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은 김종현 사장,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재용 사장이 출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 유력하다. 북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기업의 CEO 동행 일정이어서 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투자 조율 방안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지지 않겠냐는 게 재계 관측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투자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참석자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용 부회장 부재로 정부 측에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부회장 참석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회장이 개인적 일정으로 만일 불참석을 통보한다면 반도체 사장단 중 다른 한 명이 참석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유동적이다.
재계에선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화상회의에 참석한 최시영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이 이번에도 삼성전자 사장단을 대표해 동행할지 눈여겨 보고 있다.
LG 계열사 중에선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1위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용 배터리 투자 협약을 맺으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테네시주에 짓는 양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신공장 투자 외에도 별도로 2025년까지 북미에 5조원 투자 계획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총괄하는 김종현 사장은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GM과의 제2합작 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도 직접 참석한 만큼, 향후 배터리 추가 투자와 관련된 일정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와 협력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준비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어서 안재용 사장이 투자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노바백스로부터 도입하는 백신은 총 2000만명 분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 이전 방식으로 안동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초도 물량은 6월 생산 예정이다.
안 사장은 지난달 26일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가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찾았을 때 백신 사업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이번 미국 출장길에선 생산 수량 확대 등 백신 파트너십을 강화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정부 행사여서 우리가 직접 언급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고 말을 아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미국 제약회사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2월에는 기술 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재계에선 최태원 SK 회장이 미국 출장 기간에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2공장을 짓고 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투입되는 3·4공장을 증설해 6000개 일자리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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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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