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주총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 강조SK이노 26일 주총서 경쟁력 낮추는 LG 요구 수용 못해 곧장 반박김준 대표 미국 출장 나서···바이든 거부권 행사 앞두고 긴장감
전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주주총회를 통해 합당한 합의금을 받겠다고 못박자 SK이노베이션은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과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곧장 반박했다. 기존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밝힌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미국 출장 중인 김준 대표이사를 대신해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이명영 사내이사는 “ITC가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서관리 미흡을 이유로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앞으로도 남아있는 법적 절차에서 주주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 드린다”며 “단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경쟁사의 요구는 수용 불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덧붙였다.
앞서 ITC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결정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 대해 10년간 미국 내 생산·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ITC의 결정은 60일의 심의기간을 두고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되며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11일까지 ITC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기간 내에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은 유예기간을 받은 폭스바겐과 포드를 제외하고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생산·수입이 금지된다.
최근 조지아주 의회의 입장 변화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김준 대표은 직접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김 대표가 미국에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고 조지아주 공장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군다나 SK이노베이션은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의 분할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배터리 소송의 원만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 대표는 배터리 사업분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상장을 준비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제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상장 예비심사도 배터리 분쟁 영향으로 거래소가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승기를 잡은 LG 측은 SK로부터 합당한 배상을 받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전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공정한 시장 경쟁을 믿고 오늘도 기술개발에 매진 중인 전세계 기업들과 내가 쓰는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 거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며 “피해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LG는 약 3조원 가량, SK는 1조원 안팎의 합의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양사간 합의금 규모의 격차가 2조원 가량 나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양사가 생각하는 합의금 규모가 조 단위의 차이가 나는 것이 맞다고 인정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C 최종 판결 이후 LG 측의 요구한 합의금이 더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의금과 관련해 양측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당분간 협의가 쉽게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빠른 합의에 나서지 않으면 치열한 배터리업계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도태될 수 있는 만큼 양사가 서둘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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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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