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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그룹, 특검에 치이고 정부에 차이고

30대그룹, 특검에 치이고 정부에 차이고

등록 2017.01.18 16:02

임주희

,  

현상철

  기자

고용부, 30대그룹 불러 일자리 창출 주문이기권 장관 “노동개혁 성과는 일자리 창출” 압박30대 그룹, CEO간담회에 전무·상무 급 참석정부 정책에 대한 낮아진 기대감 표출 경총 부회장 “안줘도 패고 줘도 패고”

사진=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사진=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30대 그룹의 한숨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초고강도 수사와 동시에 가해지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그룹 대다수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특검조사 등으로 올해 경영 목표와 계획 등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노동개혁의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며 기업 옥죄기에 돌입했다. 글로벌 저성장 속에서 기업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도약을 준비해야 하지만 되레 외부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30대 그룹 CEO 간담회’가 열렸다. 당초 30대 그룹 CEO들이 참석해 이기권 장관과 올해 고용노동 정책 방향 등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제 참석한 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롯데, 한화, 두산, KT, 신세계, CJ, 효성, 포스코,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 하이트진로, 현대중공업, GS에너지, 대한항공, 종근당, 롯데제과 등 19 곳이다. 대다수가 CEO보다 부사장·전무·상무 등이었다. CEO간담회이지만 CEO 참석은 미미했다.

당초 정부 측에서는 30개 그룹의 CEO를 초청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하루 전 참석 그룹은 23개 그룹 관계자로 줄었다.

주최 측은 CEO들이 불참하게 된 이유는 각 기업의 기존 일정이 조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재계의 시각은 다르다. 정부의 정책 기대감 하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풀이했다. 또한 기업에 일방적인 요구만 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 분석 했다.

지금껏 재계는 정부의 바람대로 일자리와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신규채용 규모는 12만6400명 수준이다. 전년보다 소폭 감소(4.2%)했지만, 총근로자수는 1만9100명 정도 늘어난 118만4600명이다. 올해 기업 등 민간부문의 에너지신산업 투자도 전년보다 66%나 급증한 7조3000억원으로 정부·공공기관 투자를 상회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일자리·투자 확대를 요구했다. 지속된 저성장과 노동개혁 미완성, 정부의 지연된 경제정책방향·단기부양책 남발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계획적인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한 ‘훈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목적 달성을 위해 기업을 동원하려는 압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 자리에서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30대 그룹은 우리경제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자리 격차를 줄이는 게 이 시대 리더의 본류적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개혁 실천이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이어져야 개혁의 목적이 성취도는 것”이라며 “확장적 청년채용에 나서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우리경제 리더’인 30대 그룹이 일자리를 늘려야 정부의 노동개혁 목적이 성취된다는 얘기다.

또한 이 장관은 상반기 채용계획을 조속히 확장적으로 확정하라며 “지난해 1분기 대비 300인 이상 사업장의 채용계획이 8.8%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청년고용에 더 힘을 써 달라. 지금의 청년실업은 미래에 심각한 인적자원 기근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고 우리 경제·사회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채근했다.

하지만 재계는 정부의 지속된 요구에 지친 모양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임원은 “기업은 이윤창출이 기본이다. 지금 상황에서 일자리를 늘리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뭘 안 주면 안 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고 기업이 중간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이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심지어 외교까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기업이 거기에 영향받지 않고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어떻게 잘 헤쳐나갈 수 있는지 고민이 많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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