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명량대첩축제, ‘흥행‧명분’ 모두 놓쳐

제9회 명량대첩축제, ‘흥행‧명분’ 모두 놓쳐

등록 2016.09.05 15:53

노상래

  기자

여름방학 끝난 지 열흘‧열흘 앞둔 추석‧타는 농심 '가뭄'명량대첩축제 승전일 음력 9월 16일 께 개최해야

명량대첩 해전 재현 모습명량대첩 해전 재현 모습

제9회 명량대첩축제가 대규모 해전재현과 신규 프로그램 등 야심차게 준비를 했지만 흥행 실패는 물론 명분도 없었다는 여론이다.

명량대첩축제 기념사업회는 “해남과 진도어업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올해 명량대첩 재현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고 발표했다. “예년처럼 10월 중순께 축제를 치르면 김 양식 준비를 해야 하는 어민들의 참여가 어렵지만 한 달여 앞당기면 재현에 참석할 수 있다”는 뜻에 따라 한 달 여 축제를 앞당겼다.

이에 기념사업회는 “어선 증가로 규모 있게 치러질 것” 이라며 “올해 명량해전 재현은 해남과 진도어업인들의 자발적인 참가로 최대 규모인 131척”이라고 발표했다.

전라우수영 용잽이 놀이전라우수영 용잽이 놀이

명량대첩은 419년 전 음력 9월 16일 13 VS 133의 불리한 전세에도 불구하고 승리로 이끌어 역사를 바꾼 해전으로 이 승리는 이순신 장군의 탁월한 전술과 수군들만의 승리가 아니다. 명량으로 왜군을 유도하다 몰살하다시피한 우수영 주민들의 헌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말이다.

해남군과 우수영 주민들은 지금도 이때 돌아가신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제를 매년 음력 9월 14일이면 400여 년 동안 지내오고 있다.

진도군 역시 10월 중순경이면 진도평화제를 지내왔다. 1995년 제1회 진도평화제를 개최한 후 명맥을 유지해오다 2006년 제9회 행사부터는 군과 사전 공동검토를 하는 등의 변화된 모습을 보였었다.

메밀꽃밭 체험장에서 진도개 공연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메밀꽃밭 체험장에서 진도개 공연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도는 한반도 서남단에서 서해와 남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로, 909년 견훤과 왕건의 벽파 앞바다 전쟁, 1270~71년 여몽연합군과 삼별초 진도정부군 간의 공방전, 1597년의 명량해전, 1894년 동학항쟁 최후 격전,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 등을 통해 수많은 전사자를 낸 곳이다.

이에 군민들은 이들을 위로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수장원혼들을 불러 씻기고 위로했다. 모든 전사자는 국경, 계급, 종교, 인종, 이념과 관계없이 똑같은 생명으로 간주돼야 하며, 동시에 진도 연안뿐 아니라 한반도 바다를 평화와 생명의 바다로 만들자는 취지다.

하지만 사흘간 치러진 이번 축제에 대해 주민들은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사정에 여름방학 끝난 지가 열흘정도이고, 추석도 가까운데 관광객들이 축제장으로 나들이 올 엄두가 나겠는가” 라면서 “또 가뭄으로 농심이 타들어가는 데 가뭄극복이 먼저지, 눈요기가 먼저겠는가, 시큰둥해 하며 올해 축제는 흥행도 명분도 없는 축제였다”고 입을 모았다.

해남군의 한 주민은 “‘약무호남’ 이란 말처럼 규모 있는 해전 재현을 위해서는 해남과 진도어민들 외에도 인근의 신안과 완도, 강진 등의 어민들도 명량대첩 때 참여한 만큼 재현에도 참가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 하다”고 운을 뗐다.


호남 노상래 기자 ro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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