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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비켜간 철강·유화, ‘자발적 사업재편’ 노력 빛났다

구조조정 비켜간 철강·유화, ‘자발적 사업재편’ 노력 빛났다

등록 2016.04.28 15:36

수정 2016.05.02 08:0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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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비핵심 자산 매각 재무구조 개선유화업계, 자율적인 생산량 축소 이행 중 원샷법 발효 후 업체간 논의 급물살 탈듯

정부가 불황에 빠진 산업 전반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한계산업으로 지목된 철강·유화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자발적으로 진행해온 사업재편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원샷법이 시행되는 8월을 기점으로 추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철강·석유화학 산업이 자율적 합의로 생산량 감축을 차질없이 이행 중이라고 진단하며 자체 컨설팅을 통해 경쟁력을 분석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정부는 컨설팅 결과에 따라 공급과잉 분야가 있을 경우 기업활력제고법 등을 통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추후 진행될 구조조정을 각 업계의 손에 맡기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국내 철강업은 최근 몇 년간 공급과잉 속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로 실적부진에 시달렸다. 이에 업체별로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며 대응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부터 ‘철강 본원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국내외 부실 계열사 정리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실시해왔다. 지난해에는 34개 계열사를 정리해 부실을 털어냈고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특수강 일부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포스코는 올해도 35개사를 매각 또는 청산할 계획인 가운데 올 1분기에도 6건의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계열사 재편을 통한 재무개선 효과는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4년 수익성이 떨어진 포항 전기로 철근라인을 폐쇄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동부특수강(현대종합특수강)과 SPP율촌에너지를 연이어 인수했다. 같은 해 7월에는 현대하이스코 흡수합병을 마무리지음으로써 규모와 제품군을 대폭 확대하며 종합 철강사로 거듭났다. 향후에는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도 지난해 본사 페럼타워와 포스코·포스코강판 주식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기 해소에 주력했다. 포항 제2후판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사업 역량을 당진으로 집결한 것도 실적개선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국제종합기계 등 일부 계열사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유화업계는 저유가 기조와 중국발 공급과잉에도 대부분 업체가 고른 실적을 내며 선방했지만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등 일부 품목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히며 한바탕 곤혹을 치뤘다.

현재는 한화종합화학(연산 200만톤)과 삼남석유화학(180만톤)을 비롯한 생산업체들이 서둘러 생산라인을 재조정하면서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 롯데케미칼(65만톤)도 생산량 대부분을 자체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공급과잉은 여전하지만 올해 회복의 여지가 보이고 있어 실적이 차츰 개선될 것으로 이들 업체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발 구조조정설이 처음으로 불거졌을 당시에도 유화업계 내에서는 인수합병이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해왔다. 올해 8월 원샷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업체간 논의가 더욱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유화업계는 지난 몇년 동안 대규모 인수합병이 이뤄지면서 이미 자율적인 구조재편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삼성과의 빅딜을 마무리짓고 한화로 넘어간 토탈·종합화학·테크윈·탈레스 방산·석유화학 4사와 올해 삼성에서 롯데로 이동 수순을 밟고 있는 정밀화학·BP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이 이달 인수를 마무리짓고 새롭게 출범한 ‘팜한농’도 자발적 재편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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