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9월1일 최대 7% 인하

자기부담금은 10→20%로 늘어···고가 치료 꼭 필요한지 따져봐야

내달부터 실손의료보험료가 최대 7% 인하된다.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에서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자기 부담금이 10%에서 20%로 오르는 데 따른 것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실손의료보험료가 2%∼7% 인하된다. 가입자의 나이와 성별, 보험사에 따라 다르지만 대형 보험사는 전체 평균으로 입원 관련 실손보험료는 7%, 통원 관련 실손보험료를 4.1% 낮추기로 했다. 40세 남성 기준으로 질병 입원에 관한 실손보험 보험료는 6.9%, 상해입원은 6.3%, 상해통원 2.4%, 질병통원 3.3% 정도 내려간다.

실손 보험료가 줄어들지만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자기부담금은 늘어난다. 때문에 병원 진료 시 꼭 필요한 치료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초음파 치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통상 값비싼 치료·검진비 등이 비급여 의료비에 해당된다.

일례로 MRI 검사비가 50만원이라면 9월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는 10%인 5만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9월 이후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은 2배인 10만원으로 늘어난다.

지금까지 실손보험 가입자는 비급여 치료를 늘리고, 그 치료비를 대부분 보험사가 부담하다 보니 병원의 ‘과잉 진료’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병원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값비싼 검사를 받게 실손보험 가입자를 유도해 병원비를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병원들은 환자에게 필요하지 않을 때에도 고가의 비급여 부문 치료를 관행적으로 권했다”며 “비급여 치료가 늘다보니 보험사 손해율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고, 또 이는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해 매년 보험료가 조금씩 올랐다”고 말했다.

손해율 악화로 보험사들이 실손의료 보험료 인상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은 자기부담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보험료 인상을 막았다.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2년 120.7%, 2013년 127.4%, 2014년 126.1%로 매년 상승했다. 손해율 상승으로 실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함께 보험사의 대표적인 적자 종목이 된지 오래다.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 비급여 부문에서 자기부담금을 높임에 따라 각 보험사는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면서 “그동안 손해율을 악화시킨 주범이었던 비급여 보험금 부담이 줄면 실손보험 적자도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손해율. 자료=손해보험협회

이지영 기자 dw0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