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22일 목요일

  • 서울 21℃

  • 인천 19℃

  • 백령 14℃

  • 춘천 19℃

  • 강릉 12℃

  • 청주 21℃

  • 수원 19℃

  • 안동 20℃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22℃

  • 전주 22℃

  • 광주 20℃

  • 목포 19℃

  • 여수 21℃

  • 대구 18℃

  • 울산 18℃

  • 창원 21℃

  • 부산 18℃

  • 제주 18℃

클라라 “‘워킹걸’ 속 섹시함? 그것 넘어선 뭔가 담았다”

[인터뷰]클라라 “‘워킹걸’ 속 섹시함? 그것 넘어선 뭔가 담았다”

등록 2015.01.13 08:21

김재범

  기자

공유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클라라(이성민)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안타깝다며 속마음을 내비쳤다. 자신의 실질적인 첫 연기 데뷔작이 될 영화 ‘워킹걸’이 안고 있는 두 가지 선입견에 대한 우려였다. 첫 번째는 대중들이 이 영화를 그저 그런 섹시 코미디로 치부할 것 이란 걱정이었다. 7일 전야 개봉을 한 영화에 대해 여러 네티즌이나 영화팬들이 그렇게 보는 시각이 실제로 있었다. 사실 그런 평가에는 클라라 본인이 너무도 더 잘 알고 있었다. 바로 자신이 출연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너무도 속상했을 법하다. 포털사이트 검색에서도 클라라는 모델 방송인 혹은 가수 연기자 등 여러 직업으로 소개가 된다. 하지만 클라라는 엄연히 배우다. 이미 여러 드라마와 시트콤에 출연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시구’의 잔상이 너무 강했다. 그를 이유에 편승한 연예인으로 대중은 치부했다. ‘워킹걸’이 그 선입션을 깨줄 것이라 본인은 믿고 있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전야 개봉일 오전 일찍 만난 클라라는 특유의 발랄함으로 첫 인사를 대신했다. ‘해피 굿모닝’이란 인사를 건네 오는 그의 모습에선 우리가 알고 있는 클라라 특유의 건강함과 기분 좋은 바이러스가 공기를 타고 오는 듯했다. 영화 ‘워킹걸’이 언론시사회를 마치고 언론의 호불호가 갈렸지만 대체적으로 클라라에 대한 평가는 양호했다. 그를 배우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정범식 감독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너무 컸어요. 사실 지금까지 저에게 온 시나리오들 대부분이 저의 대중적인 이미지(섹시함)만을 살리기 위한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데 ‘워킹걸’은 오히려 반대라고 할까요. 물론 극중 직업이 성인용품 CEO이지만 너무도 공감가는 평범한 여성들의 고민이 담겨 있었죠. 무엇보다 제가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생활했고, 그곳에서 느끼던 외로움과 고독함이 기가 막힐 정도로 담겨 있던 거에요. 쟤 얘기를 쓰신 건가란 착각을 할 정도였죠.”

그의 말처럼 극중 ‘오난희’는 클라라 본인 그대로였다. 일반적으로 배우들은 캐릭터와의 궁합을 논하기도 한다. 아무리 매력적인 작품 속 인물이라도 자신과 맡는 역할이 있고, 느낌이 오지 않는 것도 있다고. ‘워킹걸’ 속 ‘오난희’는 정범식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클라라를 염두하지 않았나란 착각이 들 정도로 그에게 맞춤형이었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감정 차제가 저와 완벽하게 맞닿아 있었어요. 난희도 그렇고 저도 사실 외로움을 정말 많이 타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코리아나’ 활동을 하시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셨잖아요. 부모님의 관심을 솔직히 많이 못 받았어요. 그래서 그 외로움이 보였나 봐요. 제가 어떤 사람이든지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건 다를 수 있죠. 난희 역시 성인용품점을 하며 그런 모습으로 생활하는데, 보는 시각은 제각각일 거에요. 난희도 그렇고 저도 그래요. 힘들면 힘들죠. 그래서 영화 속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그게 뭐 어때서요’란 말이 저와 난희를 이어준 것 같아요.”

그런 공통점, 나아가 클라라 본인의 내면이 영화 속 ‘난희’를 통해 그려지면서 ‘워킹걸’에선 우리가 아는 클라라가 아닌 진짜 클라라의 모습이 나온 건지도 모른다. 성인용품점 CEO란 직함이지만 난희는 마냥 섹시함으로만 인물들을 대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클라라와 섹시함이 대척점으로 이뤄진 점은 특색 있었다.
“섹시함이 노출에서만 있다는 건 좀 맞지 않는 얘기 같아요. 제가 섹시함으로 알려진 건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연출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워킹걸’에선 섹시함보단 그 나이 또래 여성들의 고민을 대변해야 하는 인물이다 보니 제가 주변에 알리지 못했던 진짜 고민이 ‘난희’를 통해 나왔던 것 같아요. 결국 미혼 여성이고 ‘성인용품점 사장’이란 쉽게 와 닿지 않는 인물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코드가 됐죠.”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무엇보다 배우 본인이 고민스러웠던 점은 극중 난희의 독특한 ‘섹스라이프’ 였을 것이다. 5년 동안 사람과 한 번도 관계를 갖지 못한 ‘난희’의 속마음은 겉으로는 성적 코드로 풀어갈 수 있는 요소가 다분했다. 하지만 영화는 클라라가 연기하는 ‘난희’의 감정으로 풀어냈다. 사랑에 실패한 여성의 마음을 담아내는 묘수를 찾은 것이다.

“난희의 설정 자체가 정말 19금스럽지만 결론적으론 사랑에 실패하고 사랑을 두려워하는 여자에요. 사실 저도 그래요. 난희를 통해 공통점을 찾다보니 ‘너도 힘들겠다’란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현실 속 클라라도 그래요. 제 이미지만 보고 대시하는 분들도 당연히 있죠. 그래서 사람 만나는 게 더 힘든가 봐요. 영화 속에서 난희가 고경표의 한 마디에 ‘덜컥’ 흔들려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저도 그런 ‘덜컥’을 기다리나 봐요.”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워킹걸’의 클라라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의 캐릭터 소화 능력이다. 사실 그렇다. 클라라에게 연기력을 기대한다는 게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워킹걸’이 갖고 있는 약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클라라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난희’에게 애착을 느꼈을 것이다. 이 지점은 연출자인 정범식 감독과 클라라 본인이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조여정이 연기한 ‘백보희’가 확실한 설정을 갖고 있던 반면 ‘난희’는 백지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상업적인 장면이라고 하잖아요. 하하하. 노출? 보셨으니깐 아시겠지만 저도 벗잖아요(웃음) 그런데 ‘난희’를 그리고 저를 결코 섹시함의 소비로만 감독님이 쓰시지 않으셨어요. 물론 그렇게 쓰고 싶어하지도 않으셨어요. 저도 의욕이 생기고 ‘좀 더 나갈까’란 생각을 왜 안했겠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난희’의 가이드라인을 확실하게 설정해 주셨죠. 절 캐스팅 하실때도 제 선입견을 깨고 싶으셨데요. 얼마나 고마워요. 그냥 제 은인이세요.”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인터뷰 도중 최근 클라라가 발표한 ‘귀요미송2’가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으로 뽑혔다는 기사가 나왔다. 클라라는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다. 기쁘기도 하지만 쑥스럽기도 하다며 “혹시 봤냐”고 웃는다. 일종의 도전이었단다. 여러 모습의 클라라를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고.

“이번에 할리우드에 가서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우연히 스탠 리(마블엔터테인먼트 명예 회장)와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핑크 바디수트를 생각하고 입었는데 그걸 본 스탠 리가 ‘히어로’ 무비 캐릭터와 어울린다고 칭찬해 주시더라구요. 항상 일하면서도 좋은 생각만 하고 지냈고, 그럼 결과도 좋더라구요. 할리우드 오디션을 준비 중인데 좋은 결과 나오겠죠(웃음)”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워킹걸’로 드디어 알을 깨고 나온 클라라가 곧바로 전 세계를 상대로 섹시 도발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혹시 모를 일이지 않나.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 무비에서 활약할 클라라의 모습이 국내 스크린을 통해 이뤄질지.

김재범 기자 cine517@

관련태그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