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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경상수지“마냥 좋아할 일 아니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마냥 좋아할 일 아니다”

등록 2013.11.30 07:31

조상은

  기자

설비투자 내수불황 따른 불황형 흑자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 규모만 확대됐을 뿐 내용적으로 낙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하지만 속빈 강정 =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3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95억1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63억5000만달러에 비해서도 30억달러 넘는 흑자를 달성했다.

경상수지 사상 최대 갱신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흑자폭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품수지는 승용차, 정보통신기기 및 반도체 등의 수출호조로 전월 56억7000만달러에서 70억3000만달러로 15억달러 이상 확대됐다.

서비스수지의 흑자규모 역시 건설과 사업서비스 수지 개선 등으로 전월 8억7000만달러에서 16억5000만달러로 두배 가량 뛰었다.

수출과 수입이 증가한 것도 경상수지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수출(504억9000만달러)과 수입(456억1000만달러)은 각각 전년동기에 비해 7.2%, 5.2% 늘었다.

이 결과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582억6000만달러로 한은의 연간 전망치 63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 경기가 적자인 상황에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은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 투자·내수 없이 경상수지만 확대 = 문제는 내용이다. 여전히 투자와 내수 회복세가 미진하기 때문이다. 국내 총생산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0.2%에 그칠 정도로 투자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10월 수입이 5.2% 늘었다고는 하지만 올해 1~10월까지 누적 수입액은 전년에 비해 1.2% 감소했다. 수입이 줄었다는 것은 투자하는데 필수 품목을 외국에서 사오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투자와 내수없이 경상수지 흑자 규모만 커진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내수 부진과 교역조건에 주로 기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내수 불황은 월평균 소비지출이 1.1% 증가에 그친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투자와 내수 없는 흑자 소위 ‘불황형 흑자’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는 이유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온기가 국내 경제주체들에게 옮겨가지 않는 것도 문제다.

한국은행의 ‘2013년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제조업의 11월 업황 BSI는 78로 전월 대비 3p하락했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은 모두 각각 전월보다 8p, 1p 떨어졌다. BSI 기준치 100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현재 국내 경기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지난해 국내 기업은 1000원 어치를 팔아 47원만 남길 정도로 팔면 팔수록 손해만 봤다.

임희정 연구위원은 “수입이 감소하면 경상수지가 자연스레 늘어난다”며 “흑자는 좋지만 불황형 흑자”라고 지적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도 “내수가 여전히 지체되면서 수입증가율이 빨리 올라가지 않고 있어 불황형 흑자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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