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로또아파트’ 양산하는 정부

[뉴스분석] 강남권 ‘로또아파트’ 양산하는 정부

등록 2017.09.01 18:26

수정 2017.09.08 17:33

이보미

  기자

국토부(왼쪽)와 HUG 로고.국토부(왼쪽)와 HUG 로고.

정부가 ‘로또 아파트 청약’을 조장한다는 분석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말로는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해놓고 정작 정부 당국에서 집값 상승으로 인한 ‘인생역전’을 부추긴다는 소리다. 무엇보다 대출 등 금융 규제를 꽉 조인 상황에서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단지의 고분양가 책정에 재동을 걸면서 서민들은 비싸서 대출 없이는 못 사지만, 시세 대비는 억소리나게 싼 아파트로, 현금이 많은 부자들만 불러모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대표적인 단지가 바로 오늘(1일) 분양에 나선 ‘신반포센트럴자이’다. 이 단지 평균 분양가는 3.3㎡당 4250만원으로 책정됐다. 당초 예상된 평균 분양가 4600~4700보다 350~450만원 싸게 나왔다. 지난해 같은동에서 분양을 진행한 래미안 신반포리오센트와도 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수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조회 결과 이 단지 인근에 있는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13층)는 전용 84㎡이 지난달 18억2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반포센트럴자이 전용 84㎡형이 15억원 안팎에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한눈에 봐도 인근 단지 대비 3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이 나는 것이다.

신반포센트럴자이가 ‘로또 청약’, ‘억대 로또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 이유도 이때문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 모든게 정부가 분양보증 공기관인 주택보증공사(HUG)를 앞세워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다. HUG는 분양보증을 조건으로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해 이 단지의 고분양가에 재동을 걸었다. HUG 분양보증 없이는 지차체의 분양 승인과 일반분양이 어렵기 때문에 사업장은 분양가를 가이드 라인에 맞춰 하향 조정할 수 밖에 없다.

1일 오픈한 ‘신반포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 앞에 수요자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보미 기자.1일 오픈한 ‘신반포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 앞에 수요자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보미 기자.

결국 이날 개관한 신반포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모델하우스를 입장하려는 방문객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을 이어 입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인근 지역 주민도 다수였고, 전국 각지에서 수요자들이 몰려들었다. 그야말로 정부의 ‘로또 청약 줄세우기’가 가시화된 것이다.

더욱이 문제는 대출 문턱이 한껏 높아진 상태에서 주변 시세 대비만 싼 아파트가 나오면서 돈 없는 서민들은 비싸서 살 수 없지만 현금 자산이 많은 부자들만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현재 9억원 이상 주택은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데다 이번 정부의 8.2부동산 대책으로 강남권이 투기 지역으로 묶이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도 줄어 어지간한 자금력으론 청약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계약금 10%만 있으면 60%에 달하는 중도금은 모두 집단대출로 조달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젠 중도금 대출이 안되기 때문에 잔금 30%를 제외한 자금(계약금 10%와 중도금 60%)이 있어야 한다. 신반포센트럴자이의 가장 작은 전용 59㎡형의 가장 낮게 책정된 분양가 10억117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최소 7억원에 달하는 여유자금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전용 84㎡, 98㎡형, 114㎡형으로 올라갈수록 필요한 여유자금은 각각 10억원가량 이상, 12억원 가량 이상, 14억원가량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때문에 해당 단지는 ‘로또 청약’에 이어 ‘금수저 독식’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대책마련에 나선 것은 반포센트럴자이 시공사인 GS건설이었다. GS건설이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40% 대출을 알선해주기로 한 것이다. 결국 정부는 또 일만 벌려놓고, 피해부터 대책 마련과 수습까지 모두 이해 관계자들의 몫이 됐다. 고분양가 차단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미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역시 분양가 하양 조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더욱 현명하고 정교한 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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