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드는 HUG 고분양가 논란

다시 고개드는 HUG 고분양가 논란

등록 2017.08.01 08:36

수정 2017.08.01 09:45

이보미

  기자

최근 성수동서 10년만에 역대 최고 분양가 단지 등장강남은 4300만원도 거절, 성수동은 4700도 허용자의적 규제 의혹 원성···“시장 상황 제대로 반영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CI.주택도시보증공사(HUG) CI.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10년만에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이 깨지면서 강남권에만 유독 엄격한 규제를 들이대는 듯 분양가를 관리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시장 규제가 또 도마에 올랐다.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고분양가 확산을 막기 위해 분양보증 신청을 반려하는 사례가 번번한 가운데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이 성동구에서만 2번째 나오면서 HUG의 규제 기준이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분양가 규제 자체를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서울 성수동에서 선보이는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3.3㎡당 평균 분양가 4750만원으로, 지난 10년간 깨지지 않았던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성동구청으로부터 분양 승인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주택분양 시장 분양가는 분양 보증을 관리하는 HUG가 담당하고 있다. 분양보증은 분양 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이미 납부한 분양대금의 환급을 책임지는 제도다. 건설사들은 분양보증이 있어야 지방자치단체의 분양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분양을 위해 HUG의 분양 보증이 꼭 필요하다.

HUG는 지난 4월부터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 기준'을 마련하고 ‘고분양가 관리지역’과 ‘고분양가 우려지역’을 나눠 분양가 상승에 따른 시장 상황의 위험성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에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송파·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 4구'와 경기도 과천시가, '고분양가 우려지역'에는 강남 4구 외의 서울 전 지역과 부산 해운대구와 남·수영·연제·동래구가 포함돼 있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고분양가 관리지역은 평균 분양가가 입지, 가구 수, 브랜드 등이 유사한 인근 아파트의 평균 가격의 110%를 초과하거나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분양가를 넘을 수 없으며 우려지역 내 고분양가 사업장은 본사 심사 후 보증취급여부를 결정토록 하고 있다.

이때문에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분양한 재건축 단지들은 번번히 고분양가 문제로 승인을 거절당했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를 4457만원으로 책정해 분양보증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하자 4320만원까지 내리고 재도전에 나섰지만 재차 고배를 마셨다. 결국 조합은 3.3㎡당 평균 분양가를 4137만원으로 낮춰 보증신청을 해야 했다.

또 대우건설이 일반분양가를 3.3㎡당 3330만원으로 제시한 과천주공1단지 역시 고분양가로 HUG가 분양보증을 2번이나 거절했다. 앞서 분양한 과천주공7-2단지 평균 분양가(3.3㎡당 2686만원)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분양가를 정해 오라는 이유에서였다. 때문에 조합과 시공사는 적어도 3.3㎡당 200만원 이상 분양가를 낮춰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아무리 같은 동네라고 해도 단지마다 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HUG의 자의적 잣대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이번에 성수동에서 2번째 역대 최고 분양가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현재 책정된 분양가가 강남권을 비롯한 여타 지역 보다도 현저히 높은데도 승인이 난데다 집값 상승세가 뚜렷한 성수동이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성수동 공시지가 상승률은 95.7%로, 같은기간 서울시 상승률 72.2%를 크게 웃돈다. 특히 이번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운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분양가 책정에 영향을 미친 갤러리아 포레의 매매가는 반포 대표 단지들의 가격을 뛰어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전용 168㎡는 지난 5월 35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반포의 대표 부촌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 퍼스티지'의 전용 169㎡ 실거래가보다 5억원이나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 HUG는 고분양가 관리 지역과 우려 지역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 승인하고 있어 별 무리 없다는 반응이다.

HUG 관계자는 “관리지역이든 우려지역이든 처리 방법에 차이가 있을뿐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없다”며 “작년에 분양한 디에치아너힐즈는 바로 인접한 개포주공 2단지가 비교 대상이 있어 그렇게 된거고, 성수동 아크로포레스트의 경우 최근 1년 내 분양한 사업장이 없기 때문에 인근에서 준공을 마친 갤러리아 포레 평균매매가를 기준으로 책정해 그런 결과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수동과 강남이라는 지역적 차이가 있을수는 있지만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 사업장의 차이 등 해당 사업장의 특성을 충분히 판단하고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적으로 불합리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HUG의 해명이 시장에선 별 다른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규제 기준 자체에 대하 의구심과 함께 시장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계속 대두돼서다. 이와 함께 규제 자체를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주민 신 씨(53·여)는 “분양가를 인근 아파트 값과 비교해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은 최근 1년 이내 분양가로 책정하고, 1년 이내 분양한 곳이 없으면 비슷한 주변 단지 시세에 맞추는 등 이해할 수 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시장 논리에 따라 형성되는 가격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규제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실 원론적으로 들어가면 분양가를 규제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가격을 정상화 시키고 세금을 확실하게 걷어야 한다. 분양가를 주변에 비해 크게 낮춰버리면 투기 수요가 줄을 설 수 밖에 없는 꼴 아니냐”며 “분양 당첨되면 주변 시세 보다 훨씬 싸게 책정돼 있어서 결국 몇년 사이 적게는 몇천만원, 크게는 2억 가까이 오르는데 국가가 로또 줄세우기 하는 꼴이다. 2-3년 전에나 필요할 때 만든 규제를 문제 의식없이 계속 해나가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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