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교황은 특별히 ‘작은’ 행사를 주문했다고 한다. 특히 일반인 신도들도 자신의 내한 행사에 참석을 요청했으며, 앞서 타고 이동한 소형차도 스스로 요청했다고 한다.
영접 행사에는 염수정 추기경을 포함한 대한민국 주교단 외에도 평신도 32명이 참석했다. 평신도 중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4명, 새터민 2명, 이주노동자 2명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특히 신경을 쓰는 장애인 신도도 포함돼 있었다.
격식과 틀보다는 낮은 자세로 임하는 교황의 행보는 즉위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교황 선거(콘클라베) 이후 역대 교황이 머물던 ‘교황궁’을 벗어나 교황청 게스트하우스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머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10년 바티칸 관행이 깨진 순간이다. 현재로 교황은 그곳에서 머물고 있다.
교황 즉위 후에도 로마 시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직접 경호용 방탄막을 벗어나 일반 신도들과 접촉하는 모습은 이제 이슈거리로도 치부되기 어려울 정도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검소하고 평범한 습관을 알 수 있는 것은 내한 당일 TV카메라에 잡힌 십자가 목걸이로도 알 수 있다. 교황들은 콘클라베 이후 금으로 만든 십자가를 목에 걸게 된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 시절부터 자신이 사용하던 은제 십자가 목걸이를 사용해 왔고, 내한 당일에도 이를 목에 걸고 내려왔다.
교황의 상징이자 옥새로 불리는 ‘어부의 반지’에서도 프란치스코의 청빈함은 엿볼 수 있다.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선종하거나 사임할 때까지 공식 문서에 서명 날인할 때 사용되고 수많은 신도들의 입맞춤을 받는 교황의 상징이다.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면 금으로 만들어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십년간 방치된 주조틀을 재활용해 제작을 명했다. 그것도 금이 아닌 도금된 은반지를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계 역시 14년 된 스위스 대중 브랜드 ‘스와치’를 지금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두 역시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은 낡은 것을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중들에게 다가서는 것이 결코 상징적인 면에서 이뤄지지 않는 것이란 점이 그의 일상에서도 담겨 있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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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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