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 인상에도 부동산 대출 투자기회 부각AI 데이터센터 확산에 전력망·ESS 수요 확대농지·산림 인플레 방어···기후위험 분산 대응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누빈자산운용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한두 차례 이어지더라도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이를 흡수할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유럽·호주의 구조화 부동산 대출과 미국 헬스케어 자산을 투자 기회로 꼽았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망·에너지저장장치(ESS), 농지 등도 중장기 투자처로 제시했다.
11일 누빈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글로벌 실물자산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동산과 인프라, 천연자본 시장의 투자 전망을 공유했다. 누빈은 공모·사모 자산을 합쳐 1조400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마이크 세일즈 누빈 리얼에셋 최고경영자(CEO)는 누빈이 글로벌 부동산 운용사 상위 5위, 인프라 운용사 상위 20위이자 세계 1위 기관 농지 투자 운용사라고 소개했다.
누빈은 고금리 환경에서 실물자산의 분산투자 효과에도 주목했다. 애비게일 딘 누빈 리얼에셋 전략 인사이트 글로벌 대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회복탄력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실물자산은 그런 면에서 좋은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비상장 실물자산은 주식·채권뿐 아니라 실물자산 간에도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누빈의 분석이다.
부동산 회복 신호···구조화 대출 기회 주목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가격 조정 이후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가치는 2022년 중반 고점 대비 약 15~25% 낮은 수준이지만, 수익률은 최근 8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자산가격이 떨어지는 동안에도 임대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채드 필립스 누빈 리얼이스테이트 글로벌 대표는 "주식시장 강세와 부동산 조정으로 기관투자자의 부동산 투자 비중이 목표 수준보다 낮아졌을 수 있다"며 "가격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지금은 투자 비중을 다시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누빈은 금리 인하를 전제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지는 않다. 부동산을 3~7년의 중장기 자산으로 보고 매입가격이 새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대체비용보다 낮은지를 주요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필립스 대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한두 차례 정도는 시장이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 이상 오를 경우 자산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현 시점에서는 부동산 대출의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봤다. 향후 3년 안에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자 가운데 전액 상환을 계획한 비율은 21%에 그친 반면 대출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줄고 있어서다.
한국 기관투자자가 환율과 자금조달 부담을 감수하면서 투자할 만한 해외 자산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과 유럽, 호주의 구조화 부동산 대출을 꼽았다. 필립스 대표는 구조화 대출에 차입을 결합할 경우 두 자릿수 수준의 수익률도 가능하다고 봤다.
미국에서는 고령인구 증가를 배경으로 시니어하우징과 메디컬 오피스 등 헬스케어 부동산도 유망 투자처로 제시했다.
AI가 키운 전력 수요···전력망·ESS 투자 부각
인프라 시장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핵심 투자 테마로 제시됐다. 데이터센터가 늘수록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배전망과 ESS 등 기반시설 투자도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프 오소 누빈 인프라스트럭처 에쿼티 글로벌 대표는 "현재 미국 전력 소비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지만 2030년에는 20%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기존 전력회사가 필요한 전력을 모두 공급하기 어려운 만큼 민간시장에도 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ESS도 주요 투자처로 꼽았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배터리저장장치를 결합해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동 분쟁으로 유럽의 에너지 안보와 자립 필요성이 커지면서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 투자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봤다.
국내에서는 2022년부터 SK디앤디와 합작법인 형태로 태양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장재호 누빈 한국 기관 대표는 한국에서도 에너지 전환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농지·산림은 인플레 방어···기후위험 분산 대응
누빈의 천연자본 운용자산은 약 140억달러로 이 가운데 농지가 120억달러, 산림이 20억달러를 차지한다.
조셉 빌라니 누빈 내추럴캐피털 농지 부문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천연자본은 전통적인 채권, 주식 포트폴리오와 상관관계가 낮고 인플레이션과는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며 "위험조정수익률이 높고 위험과 수익 수준에 따라 다양한 투자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장기적인 식량 수요와 토지 희소성도 투자 근거다. 오는 2050년 세계 인구가 약 98억명으로 늘어나는 반면 고품질 농지는 한정돼 있고 기후변화와 토양 황폐화, 수자원 접근성 문제도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위험에는 작물과 지역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빌라니 매니저는 "작물과 산림 수종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투자 지역도 분산해 특정 지역의 기후나 특정 작물에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며 "신규 투자를 검토할 때 기후 모델과 수자원 이용 가능성 등을 함께 분석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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