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천지개벽' 앞둔 목동 가보니...신고가 행진 속 잠긴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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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 앞둔 목동 가보니...신고가 행진 속 잠긴 거래

등록 2026.09.10 16:14

서현진

  기자

학군지 입지 경쟁력에 수요 꾸준...평당 1억 갱신도거래는 잠잠...실거주 요건 충족 매물만 남아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 6단지, 8단지, 9단지, 10단지. 사진=서현진 기자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 6단지, 8단지, 9단지, 10단지. 사진=서현진 기자

"목동 재건축 단지 매도자들은 한창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 다 팔았어요. 지금 남아 있는 건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에 해당하는 매물뿐이죠. 재건축을 바라보고 낡은 집에 몸테크하러 들어오는 매수자들도 있고, 목동이 학군지로도 유명해서 교육 환경을 보고 오는 수요도 꾸준합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의 말이다.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단지별로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 가격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3.3㎡당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며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목동신시가지 주요 단지에서는 1년 안팎 만에 수억원씩 오른 거래가 확인된다. 목동신시가지 6단지 전용면적 47.94㎡는 지난해 6월 17억~20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올해 7월에는 23억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후 8월에도 22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목동신시가지 9단지 전용 126.53㎡도 지난해 10월 22억5000만원에서 올해 7월 31억3000만원으로 8억8000만원 뛰었다. 직전인 올해 4월 거래가격 29억9000만원과 비교해도 석 달 만에 1억4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하지만 가격 상승과 달리 거래시장은 한산하다. 학군과 재건축을 겨냥한 '몸테크' 수요는 꾸준하지만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는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갖춘 매물만 제한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거래가 사실상 잠긴 모습이다.

10일 오전 찾은 목동신시가지 6~14단지 일대는 대형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전과 신고가 소식이 무색할 만큼 고요했다. 한 아파트 단지에는 조합원들의 재건축 홍보 현수막이, 다른 단지에는 시공사 선정을 앞둔 건설사들의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현수막조차 찾아보기 어려웠고 단지 내 중개사무소에도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매도 호가는 높아졌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합 설립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10년 보유·5년 거주 등 예외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매수자가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실상 해당 요건을 갖춘 매물이 아니면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다.

목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목동은 조합 설립을 마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재건축이 확실시된 상황"이라며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채운 소유자의 매물만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 보니 거래 가능한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거래 가능한 매물이 줄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의 유형도 일부 대형 면적에 편중되고 있다. 목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0평 이상 큰 평수만 간혹 나오고 작은 평수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큰 평수는 고령층 소유자가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작은 평수로 옮기기 위해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기대감은 높지만 요즘은 목동 매매 자체가 잘 움직이지 않아 중개업소들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다. 목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도할 고객들은 한창 가격이 오를 때 대부분 팔았고 지금 남은 것은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갖춘 매물뿐"이라며 "재건축을 바라보고 낡은 집에 몸테크하러 들어오는 수요자들이 있고, 목동이 학군지로도 유명해 교육 환경을 보고 들어오는 수요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 11단지, 12단지, 13단지, 14단지. 사진=서현진 기자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 11단지, 12단지, 13단지, 14단지. 사진=서현진 기자

거래량은 줄었지만 희소한 매물이 높은 가격에 체결되면서 최고가 거래는 이어지는 분위기다. 재건축 기대감과 학군 수요가 가격을 받치는 가운데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부족해 거래 한 건이 전체 시세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목동신시가지는 교통과 교육, 생활 인프라가 두루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목동 1~6단지는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 7~14단지는 5호선 목동역·오목교역과 2호선 양천구청역을 이용할 수 있다. 안양천을 끼고 있는 데다 현대백화점과 이마트 등 대형 상업시설도 단지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학원가가 밀집해 있고 선호도가 높은 초·중·고교로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자녀를 둔 실수요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재건축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더라도 교육 환경을 누리면서 사업 완료를 기다리려는 '몸테크' 수요가 유입되는 배경이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순차적으로 입주한 목동신시가지는 14개 단지, 약 2만6000가구 규모다. 준공 후 40년 안팎이 지나며 노후화가 심화된 가운데 서울시가 2016년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작업에 착수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됐다. 2019년에는 1~3단지를 종상향했고, 2022년 11월에는 14개 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확정해 재건축 밑그림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2021년 4월에는 14개 단지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매수 후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됐다. 현재 14개 단지 가운데 6곳은 조합 방식으로, 나머지 8곳은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 9단지에 건설사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서현진 기자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 9단지에 건설사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서현진 기자

현재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단지 가운데 시공사가 확정된 곳은 6단지뿐이다. 6단지는 2020년 6월 14개 단지 중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한 데 이어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에서도 가장 앞서 나가며 DL이앤씨를 시공사로 확정했다. 목동 재건축의 첫 시공사 선정 사례가 나오면서 다른 단지의 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7단지부터 14단지까지도 시공사 선정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단지별 진행 상황에는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조합 설립을 마치고 시공사 선정이 막바지에 접어든 단지가 있는가 하면 건설사들이 아직 물밑에서 수주 기반을 다지는 단지도 있다.

7단지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는 반면 8단지는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9단지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맞붙는 2파전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수주전이 시작되지 않은 만큼 두 건설사 모두 물밑에서 수주 기반을 다지는 단계라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10단지는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며 재건축에 속도가 붙었다.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목동 에세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1단지는 대우건설이 유력한 시공사로 거론되고 있다.

12단지와 13단지는 각각 GS건설과 삼성물산의 단독 응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경쟁 없이 단독 응찰이 이뤄진 만큼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목동 재건축 단지 중 최대 규모로 꼽히는 14단지에는 현대건설·DL이앤씨·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두루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진척과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은 가격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지만 공사비 부담은 향후 사업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사업지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단지별 사업 조건에 따라 시공사 선정과 사업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목동이 학군을 비롯한 입지 경쟁력을 갖춘 만큼 재건축 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와 몸테크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공사비 상승에 따른 조합원 부담과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목동은 기본적으로 교육과 학군 등 우수한 여건을 갖춰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재건축 후에도 가격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커 몸테크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 공사비가 크게 올라 시공사와 조합원 간 갈등이 잦고 수익성도 예전만큼 높지 않다"며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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