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금융서 기업대출·리스까지···현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상반기 순익 38.7% 증가···흑자 기반으로 종합금융 도약금융지주 없는 롯데카드, 계열사 해외 네트워크로 현지 공략
롯데카드가 베트남에서 소비자금융 중심의 사업구조를 기업·사업자 금융으로 확대한다. 현지 법인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이 종합금융회사로 전환하면서 기업대출과 자동차금융은 물론 리스 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카드업계에서 금융지주 계열사 중심으로 해외사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롯데카드는 그룹의 현지 사업망을 발판으로 차별화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소비자금융서 기업·리스까지···베트남 사업 ‘2막’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지난달 28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기존 소비자금융회사에서 종합금융회사로 전환 승인을 받았다. 국내 금융회사는 물론 현지 소비자금융회사 가운데 종합금융회사로 전환한 첫 사례다.
이번 전환으로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기존 개인 고객 중심에서 기업과 사업자 고객까지 영업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담보대출과 영업용 차량 대출을 확대하고 리스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향후 의료기기와 건설장비 등 성장 산업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카드가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설 수 있었던 건 그동안 베트남에서 사업 기반을 꾸준히 키워왔기 때문이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6억9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3억8500만원보다 3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585억9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83억3500만원보다 21.2% 늘었다.
베트남 현지에서 소비자금융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확보한 가운데 수익성까지 개선되면서 사업 확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번 종합금융회사 전환 역시 기존 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기업·사업자 금융 등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국내는 포화···베트남서 찾는 새 성장동력
롯데카드가 베트남 사업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국내 카드시장의 성장 정체가 있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카드 이용액 증가만으로 외형을 키우기 어려워졌다.
반면 베트남은 비현금결제 확대와 IT기기 보급, 경제성장 등에 힘입어 금융서비스 수요가 커질 여지가 크다. 개인 소비자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시장 역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2009년부터 현지 진출을 준비했다. 이후 2018년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받고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을 출범했다. 정상호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이번 종합금융회사 도약으로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익 기반 다변화를 통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네트워크’ 없는 롯데···그룹 계열사가 해외 영업망
롯데카드의 해외사업 방식은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와 차이가 있다. 신한카드는 베트남·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미얀마 등 4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KB국민카드는 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3개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는 은행을 비롯한 그룹의 해외 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아직 해외에 별도 법인을 두고 있지 않다. 상대적으로 해외 금융사업을 뒷받침할 금융 계열사 네트워크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는 해외에 진출한 은행이나 증권사 등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현지 영업망과 금융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기업계 카드사보다 현지 금융사업 진출이나 라이선스 확보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이런 한계를 롯데그룹의 해외 사업망으로 보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글로벌 롯데'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베트남은 롯데그룹의 주요 해외 거점 중 하나다. 롯데마트와 롯데리아, 롯데백화점, 호텔, 복합쇼핑몰 등 다양한 계열사가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도 현지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출범 초기에는 하노이와 호치민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와 한국기업 임직원을 중심으로 맞춤형 대출상품을 판매하며 영업 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현지 업체와 제휴를 확대하며 베트남 전역으로 영업을 넓혔다.
2024년 4월에는 롯데유통과 협업해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를 출시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롯데렌탈과 베트남 장기렌터카 전용 카드를 선보였다. 12월에는 현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대출시장에도 진출했다. 소비자금융에서 가맹점주 금융으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이번에는 기업금융과 리스까지 진출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사업 영역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소비자금융과 달리 기업금융과 리스는 고객 확보와 리스크 관리 방식이 다른 만큼 신규 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롯데카드가 기존 현지 영업망과 롯데그룹의 사업 기반을 활용해 신규 금융 수요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베트남 사업의 성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아직 현지 롯데계열사와 사업 확장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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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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