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국내 최초·1조 신화···'女보험의 어머니' 임예림 한화손보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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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1조 신화···'女보험의 어머니' 임예림 한화손보 파트장

등록 2026.09.04 13:19

이진실

  기자

임신·출산부터 유방암·가정폭력까지···女 생애주기 따라 보장 확대시그니처 원수보험료 1조원 눈앞···"앞으로는 여성 직업군별 상품"

사진=이수길 기자사진=이수길 기자

"여성의 생애주기를 펼쳐놓고 보니까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공백이 보이더라고요"

국내 최초 여성건강보험인 한화손해보험의 '시그니처' 개발을 이끈 임예림 파트장은 여성보험을 기존의 질병 중심 상품과 다르게 접근했다. 특정 질환 하나를 보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의 생애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실제 생활 속 필요를 찾아 상품에 담았다.

한화손보의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은 2023년 7월 출시됐다. 당시 한화손보는 다른 보험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대표 상품을 고민했고 '여성'이라는 새로운 타깃에 주목하면서 상품 개발이 시작됐다.

임 파트장은 "보험시장에서 실제 의사결정을 하는 고객 중 여성의 비중이 높고 남편이나 자녀의 보험 가입에도 여성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여성이라는 타깃을 잡고 나서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보장을 하나씩 찾아갔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은 국내 최초로 '출산'을 직접 보장하는 상품에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며 여성보험 시장에서 차별화에 나섰다. 여성 금융소비자에게 필요한 보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독창성과 진보성,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임 파트장은 "저출산 문제를 보험산업이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이야기했다"며 "결국 출산도 보험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영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 파트장은 여성의 생애주기를 펼쳐 놓고 보험의 '공백'을 찾았다. 임신·난임·출산부터 육아휴직, 유방암, 폐경 이후 질환까지 여성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하나씩 들여다봤다. 시그니처는 1.0에서 4.0으로 진화하며 수술 후 흉터, 가정폭력에 따른 법률비용 등 여성의 일상과 범죄 피해까지 보장하는 상품으로 확대됐다.

임 파트장은 "여성에게 실제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계속 찾다 보니 업계에 없던 보장을 개발하게 됐다"며 "경쟁 상품을 따라가기보다 보험의 공백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수길 기자사진=이수길 기자

기존 보험업계가 유방암 진단비나 로봇수술비 등에 주목했다면 임 파트장은 치료 과정에서 여성의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는 부분에 주목했다. 탈모나 유방 절제 등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비롯해 실손보험으로 보장받기 어려운 유전자 검사 관련 비용까지 살폈다.

임 파트장은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나 유방 절제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질병 자체보다 여성들이 실제로 무엇을 힘들어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상품 개발 과정에서는 소비자 간담회와 의료기관 자문 등을 활용했다. 실제 유방암 환자나 난임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료기관을 통해 질환과 검사 관련 통계를 확인하면서 새로운 보장을 발굴했다.

이 같은 전략은 판매 성과로도 이어졌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1.0세대부터 4.0세대까지의 누적 원수보험료는 2023년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약 933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판매 규모가 조만간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젊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계약 기준 30대 이하 여성 고객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며 특히 신규 고객 4명 중 1명은 30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임 파트장은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잘될 줄 몰랐다"며 "지금은 여성 고객이 많은 만큼 이 고객을 가족 단위로 확장하는 것이 또 다른 과제"라고 말했다.

실제 시그니처 가입자를 기반으로 직계가족까지 고객군을 확장하는 전략도 활용하고 있다. 엄마와 딸이 함께 가입할 경우 딸은 1년간 월 보험료를 10%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가족 단위 가입을 유도해 자녀 등 신규 고객 확보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는 여성이라는 큰 틀에서 한 단계 더 세분화한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여성 고객이 많은 직업군을 대상으로 직업 특성에 맞는 위험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교직원의 교권침해나 아동학대 관련 위험, 간호사의 직장 내 괴롭힘과 이른바 '태움' 등 직업별 특성을 상품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 파트장은 "임신·출산은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해당할 수 있는 범용적인 보장"이라며 "앞으로는 여성이라는 큰 타깃 안에서도 특정 직업군 등으로 세분화해 그들이 실제로 겪는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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