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예산안이 총지출 820조원을 넘는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됐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확대로 총수입이 200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지출 증가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규모 추가 세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투자하기 위해 160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도 새로 설치된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계획이 담긴 2027년 예산안을 심의해 승인했다. 내년도 총수입은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에 힘입어 올해 본예산보다 30.4%(205조6000억원) 늘어난 880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국세수입은 584조 4000억원으로 증가분의 대부분(194조2000억원)을 차지한다.
총지출은 올해보다 12.8%(93조원) 증가한 820조9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지출 규모가 8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출 증가율 역시 2009년(10.6%)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다만 총수입 확대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3.9%에서 -0.1%로 3.8%p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는 재정지출이 2030년 1005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최근 10년간의 내국세 추세선을 초과하는 추가 세수(내년 예상 국세수입의 약 27.8%)를 활용해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기금 규모는 향후 최대 200조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기금은 4대 사업계정에 52조9000억원, 총괄계정에 109조4000억원이 배분된다. 사업계정 중 45조5000억원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개 분야에 내년 중 곧바로 투입된다. 총괄계정 중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 물량 축소에 쓰인다.
이와 별도로 기금 전체 차원에서 확보되는 여유 자금 104조4000억원은 세수가 급격히 변동할 때 충격을 흡수하거나 재정 여력을 보강하는 데 사용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은 대규모 세수를 생산적 지출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재정안정화 장치"라고 밝혔다.
정부는 기금의 주요 항목 지출 금액을 30% 이내에서 대통령령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경제 상황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추경에 비해 국회의 감시·견제 기능이 약화되고 행정부 재량이 과도해진다는 지적과 함께 나라 빚을 먼저 상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부는 내년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미래성장 엔진, 청년 성장 단계별 종합 지원, 양극화 대응 및 모두의 성장, 국민안전·평화 등 크게 5가지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반도체 경쟁력 유지와 피지컬 AI 선도국가 도약, 전력·용수·산업단지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메가프로젝트 분야에는 올해보다 97.2% 늘어난 2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첨단전략산업과 에너지 대전환 등 미래성장엔진 분야에는 22.7% 증가한 62조8000억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인 오는 3일까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를 거쳐 법정 시한인 12월 2일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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