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 정무위원회 상정, 배당정책 변화투자자 생활비·복리 기대와 기업 배당압박 우려 공존미국 S&P500 기업 대부분 분기배당···실효성도 제기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수시배당 도입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매월 배당이 가능해지면 고령층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는 물론 배당금 재투자를 통한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도 월배당을 시행하는 기업의 비중이 적고 배당압박으로 인해 기업 경쟁력과 시장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상훈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11명이 발의한 '수시배당 도입'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사업연도 중 3월, 6월, 9월 말일부터 45일 이내에 이사회 결의로 할 수 있는 분기배당을 회사가 사업연도 중 언제든 이사회 결의로 할 수 있는 수시배당으로 개편하는 것이 개정 취지다.
우리나라에서는 결산배당까지 포함하면 기업이 통상 연간 최대 4회까지 배당할 수 있는 반면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수시배당이 가능하다. 미국 델라웨어주의 경우 언제든지 이사회가 배당을 결정할 수 있는데, 이익잉여금 또는 배당이 선언된 회계연도 또는 이전 회계연도의 순이익을 재원으로 분배가 가능하다. 영국 역시 결산재무제표뿐 아니라 중간재무제표로도 이익배당을 할 수 있고 시기의 제한도 없다.
미국에서는 배당금이 월급처럼 소득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고령층의 자산이 부동산과 예금에 치중돼 있어 현금흐름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반복됐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3월 발간한 '고령화 사회에서 자본시장의 역할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 자산은 부동산과 예금에 편중돼 있고 금융투자자산 비중은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
매월 나오는 수시배당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재투자 통한 복리 효과 기대"
김상훈 의원은 '수시배당 도입'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미국의 경우 고령층으로 갈수록 주식 등의 금융투자 자산을 늘리는 경향이 있는데 배당금이 월급처럼 소득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회사의 경영환경을 고려해 정관 또는 이사회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자유롭게 배당하는 수시배당을 도입함으로써 주주환원 증가 및 고령층의 안정적인 소득 확보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기업 사정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으나 자금 여력이 충분한 회사들은 매월 배당도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달 입금을 통해 생활을 하는 용도로 사용해볼 수 있으며 배당금으로 재투자 시 복리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수시배당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자본여력이 없는 일부 상장사들까지 무분별하게 압박하는 건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상장회사 수시배당 제도 도입에 대한 의견'에서 "배당 시기가 다양해지고 횟수가 증가할 뿐 연간 총 배당액에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시배당 도입이 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배당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사회의 독립적인 경영 판단권이 최우선적으로 존중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서도 월배당 비중은 적어···'배당락 쇼크'도 주의 필요
밸류업 정책 관련 규제가 연이어 강화됨에 따라 본업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야후파이낸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S&P500 기업 중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 대부분은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고 월배당을 실시하는 소수의 기업은 부동산투자회사(REIT)로 조사됐다"면서 "우선은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도 차츰 늘어날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지만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밟아나가야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와 상법 개정, 자본시장법 개정까지 몰아치듯 규제를 강화하면 기업들의 본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당락일(배당금을 받는 권리가 사라지는 날)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이른바 '배당락 쇼크'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배당실시가 예상되는 시점에 배당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유입되고 배당기준일 이후에는 배당을 받은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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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nogo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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