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총량 빗장 풀었지만···영끌·빚투 '8% 공포'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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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량 빗장 풀었지만···영끌·빚투 '8% 공포' 현실로

등록 2026.08.28 17:23

김다정

  기자

8·13 대책 완화 무색···주담대 상단 연 8% 진입 눈앞7개월 연속 오른 가산금리···'총량 해제'에도 문턱 여전코픽스·금융채 급등에 한은 '백투백' 인상까지 겹악재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죄어왔던 총량 규제의 고삐를 풀었음에도 자금이 절실한 차주들이 느끼는 '이자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 가산금리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백투백 금리 인상까지 단행하면서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72~7.17%다. 지난해 12월 말(3.93~6.23%) 대비 하단 0.79~0.94%p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달 7.50%까지 치솟은 뒤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7%대에 머물러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4.20~6.55%로, 지난해 12월 말(3.70~5.87%)보다 0.50~0.85%p 올랐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 7%대를 넘어 '8%'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에서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한이 연내 8%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8·13대책을 통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로 2배 확대하기로 하면서, 그간 꽉 막혔던 대출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과 청년·서민 전용 정책 대출에 쏠리면서, 일반 가계대출 문턱은 크게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예상과 달리 은행들이 좀처럼 대출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올려놓은 가산금리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5대 시중은행이 지난 6월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의 평균 가산금리는 3.27%로 집계됐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9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2.99%와 비교하면 반 년 만에 0.28%p 상승했다. 5대 은행의 가산금리는 지난해 12월 2.99%에서 올해 1월 3.05%로 올라선 이후 7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에 업무 원가와 신용 위험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거래 실적 등에 따른 우대금리를 차감해 산정된다. 그러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에서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려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대출 한도 규제는 풀렸으나 한 번 상향 조정된 가산금리는 유지되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 자체도 전방위적인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는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연 3.18%로 전월보다 0.13%p 올랐다.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이자, 1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은행들이 예·적금과 금융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늘어난 결과다.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역시 한은의 통화 긴축 정책 여파로 오름세를 굳혔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연 4.359%이다. 한은의 긴축 가능성을 선반영하면서 이달 초 4.2%대에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왔다.

여기에 한은이 전날(27일) 이례적으로 '백투백'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연 8%대 고정형 주담대 금리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기준 금리는 두 달 새 연 2.50%에서 3.00%로, 0.5%p 상승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연속 인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장기적으로 한은의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영끌'로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차주들은 "대출 문이 열렸다고는 하지만 높은 가산금리에 기준금리 부담까지 겹쳐 대출을 더 받거나 갈아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만약 주담대 3억원을 연 8% 금리로 빌릴 경우, 원금 상환을 제외한 순수 월 이자만 약 200만 원에 달한다. 평균 근로소득자 가구 가처분소득의 절반 이상을 이자로만 쏟아부어야 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대출 이자 부담이 총 3조3000억원 늘어난다고 추산한다. 주담대의 경우 차주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할 연이자가 평균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도 당분간 대출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 압력까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단순한 대출 물량 완화만으로 고금리 충격을 완화하기 어렵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자금 조달 원가 자체가 높아진 데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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