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은행 1266억·하나금융그룹 1098억 환율 관련 손실6월 말보다 163.3원 하락···3분기엔 평가이익 전환 가능성10원 하락 시 CET1 0.01~0.03%p 개선 요인···주주환원 여력도
올해 상반기 1560원에 육박하며 금융권을 압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수직 하락하면서, 은행권 실적을 흔들었던 환율 효과도 180도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상반기 고환율 여파로 대규모 환평가손실을 떠안았던 은행권이 3분기에는 대반전의 '환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환율 하락은 외화 위험가중자산(RWA)의 원화 환산액을 줄여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개선하는 일석이조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1381.8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으로는 1386.1원으로 나타났다. 7월 1일 장중 1559.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두 달도 되지 않아 170원 넘게 내렸다. 은행의 3분기 환율 손익 계산 기준점인 6월 30일 종가 1549.4원과 비교해도 163.3원 낮다.
상반기 환율 상승의 부담이 가장 뚜렷했던 곳은 기업은행이다. 올해 상반기 환평가손실 1266억원을 인식하면서 외환·파생 관련 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2075억원 이익에서 올해 593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은행 별도 순이익은 1조2078억원으로 9.0% 줄었다.
메리츠증권은 2025년 2분기 실제 손익을 토대로 기업은행의 환율 민감도를 10원 하락당 환평가이익 98억원으로 계산했다. 이를 6월 말 이후 163.3원 하락폭에 단순 적용하면 약 1600억원의 이익 요인이 생긴다. 이는 현재 환율이 9월 말까지 유지되고 외화포지션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가정한 추정치다.
하나금융그룹도 상반기 환율 상승에 따른 FX 환산손실 1098억원을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했다. 수수료이익과 비은행 실적이 이를 상쇄하면서 그룹 순이익은 2조4029억원으로 4.4%, 하나은행 순이익은 2조1211억원으로 1.7% 늘었다.
우리금융도 한화투자증권이 2분기 비경상 요인으로 환차손 200억원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이 같은 손실과 보험사 계리가정 변경 비용에도 2분기 1조46억원, 상반기 1조609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환율 하락이 모든 은행에 같은 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외화자산·부채, 해외 자회사 투자지분, 외환파생상품과 헤지 포지션에 따라 손익이 달라진다. 기업은행의 10원당 98억원도 과거 실적 기반의 증권사 추정치다.
은행권에 미치는 공통 영향은 자본비율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 위험가중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끌어내린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환율 10원 상승 시 CET1이 0.01~0.03%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6월 말 이후 하락폭을 단순 적용하면 0.16~0.49%p의 개선 요인이 생긴다. 6월 말 4대 금융의 CET1은 KB금융 13.74%, 우리금융 13.71%, 신한금융 13.43%, 하나금융 13.21%였다.
관건은 3분기 결산 기준점인 9월 말 환율이다. 시장에서는 9월에도 환율이 1400원 안팎에서 등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시 외국인 순매수 전환, 월말 네고 유입에 하락 압력이 더해지면서 1300원 중반대로의 추가 하락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월 말 환율이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돼 6월 말(1549.4원)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을 이어간다면, 상반기 환율 손실을 되돌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중 높아진 원·달러 환율로 인해 손실 영향을 받은 은행들은 3분기 환율 흐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손실을 넘어서는 평가이익 요인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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