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배당의 약 10배···'현금 배당' 방식 유력현금 여력 방증···'R&D' 'M&A'에도 지속 투자'현금 쌓기' 논란 일시 해소···증시에도 영향력
삼성전자가 조만간 100조원 이상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는 차원을 넘어 향후 투자와 자본배분 전략,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 신뢰 회복까지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이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날 이사회를 열고 특별현금배당 등 주요 주주환원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100조원대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도 파장이 커지고 있다.
재원은 잉여현금흐름(FCF)의 50%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2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대부분 100조~150조원 수준의 주주환원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연간 배당 규모는 약 9조8000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100조원대 주주환원은 기존 연간 배당의 10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단순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확대를 넘어 삼성전자의 재무 여력과 향후 자본배분 전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가 주목하는 첫 번째 의미는 삼성전자의 높아진 체급이다.
1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주주환원에 투입하면서도 사업과 기술 투자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의 현금창출력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공지능(AI) 관련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에 110조원 이상을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로봇과 전장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의미 있는 인수합병(M&A)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대규모 주주환원과 동시에 이 같은 투자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재무 체력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초호황기를 통해 축적한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 번째는 그동안 삼성전자를 둘러싼 '곳간 쌓기' 논란의 해소다.
삼성전자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투자와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주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쌓인 현금이 자본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거둔 성과를 주주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된 배경이다.
100조원 규모의 대규모 주주환원이 현실화한다면 이 같은 논란을 상당 부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단순히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수준을 넘어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주가 밸류에이션 자체를 높이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 번째는 한국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다.
한국 증시는 그동안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환원율 등을 이유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슷한 수준의 실적과 자산을 보유한 해외 기업과 비교해 국내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주환원 정책이 꼽혀왔다.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대규모 주주환원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내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완화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규모 배당 확대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기조로 이어질 경우 다른 대기업들의 자본배분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주주환원을 강화하면서 개별 기업의 자본정책 변화가 한국 증시 전체의 평가 프레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것은 단순한 주주가치 제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삼성전자의 재무적인 여력을 보여주는 대목일 뿐 아니라 국내 증시 역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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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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