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배당 확대와 현금 확보 가능성 주목SK실트론 지분 매각, 오버행 우려 해소 기대주식담보대출로 지배구조 영향 최소화 운용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440억원 규모의 재산분할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재계의 관심은 재상고 여부보다 자금 조달 방식에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SK㈜ 배당과 주식담보대출, SK실트론 개인 지분 활용을 현실적인 선택지로 꼽는다. 특히 최근 SK실트론 매각으로 개인 지분 가치가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최 회장의 재원 마련 전략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했지만 주식을 직접 이전하는 대신 현금 지급 방식을 택했다. 양측은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재상고할 수 있으며 최 회장의 기한은 오는 15일까지다.
재상고를 선택하면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다만 판결이 유지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만큼 결국 현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우선 거론되는 방안은 SK㈜ 배당이다. SK㈜는 올해도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15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17.9%(1297만5472주)를 기준으로 하면 배당금은 약 194억6000만원이다. 종합소득세 최고세율(49.5%)을 단순 적용하면 실제 수령액은 약 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SK㈜가 올해도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하면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돼 세 부담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배당만으로는 9440억원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만 SK㈜가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연내 시장과 공유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배당 확대 여부가 변수로 거론된다.
가장 현실적인 카드는 SK실트론 개인 지분이다. 최근 두산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최 회장의 개인 지분 29.4%는 거래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두산은 향후 별도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거래 가격을 단순 적용하면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가치는 약 9600억원으로 추산된다. 법원이 인정한 재산분할금과 비슷한 규모다. 비상장사 지분인 만큼 처분하더라도 그룹 지배력의 핵심인 SK㈜ 지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현금화 수단으로 평가된다.
가격은 변수다. SK㈜가 매각한 지분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반면 최 회장의 지분은 소수 지분이어서 같은 가격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두산 입장에서는 잔여 지분까지 확보하면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어 협상 여지가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주식담보대출 역시 현실적인 선택지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담보로 활용하면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AI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 기업가치가 크게 뛰면서 지주사인 SK㈜ 주가도 상승했고, 이에 따라 최 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 역시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SK㈜ 지분 일부를 직접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지주사 지분을 처분하기보다 담보대출을 활용하는 편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결국 어느 한 가지 방안보다 배당과 주식담보대출, SK실트론 개인 지분 활용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상고는 시간을 확보하는 선택지일 뿐 시장의 관심은 이미 재원 마련 방안으로 옮겨갔다"며 "세 가지 카드를 어떤 비율로 활용하느냐가 최 회장의 최종 해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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