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문턱 높인다···거래소 심사 강화·주주동의 의무화

보도자료

중복상장 문턱 높인다···거래소 심사 강화·주주동의 의무화

등록 2026.07.31 17:19

박경보

  기자

모회사 이사회 책임과 공시의무 확대특별위원회 독립성 기준 한층 강화가이드라인 시행 후 지속 보완 예정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중복상장 제도개선 방안이 내달 3일부터 시행된다.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의 동의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며, 일반 자회사도 충분한 주주보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한국거래소의 강화된 상장심사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정례회의를 열고 중복상장 제도개선을 위한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및 공시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7월 6일 발표한 규정 및 가이드라인 초안을 바탕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됐으며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은 다음 달 3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를 전제로 중복상장 심사를 대폭 강화한 점이다. 거래소는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함께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 이행 여부를 심사한다. 또 모회사 주주보호 요건이 충분히 충족됐는지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물적분할 자회사는 주주동의가 의무이며 일반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받은 경우 주주보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추정한다. 반대로 주주동의를 받지 못하면 거래소가 개별 사안별로 엄격한 심사를 진행한다. 다만 모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 의무가 면제된다. 자회사의 해외상장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5가지 절차도 새롭게 요구된다. 상장 추진에 따른 주주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어 주주와 충분히 소통하거나 필요한 경우 주주동의 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이사회는 찬반 결의를 거쳐 자회사에 이를 통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하며 주주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사유까지 공개해야 한다. 이 같은 절차는 독립적인 특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재계·투자업계 이견에도 핵심 원칙 유지


금융위와 거래소는 의견수렴 과정에서 기업계와 투자업계의 입장이 크게 엇갈렸지만 핵심 제도는 유지했다. 기업계는 물적분할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면 주주동의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투자업계는 물적분할뿐 아니라 모든 중복상장에 주주동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주주동의 인정 기준을 두고 기업계는 일반 보통결의를, 투자업계는 소수주주 다수결(MoM) 방식을 각각 제안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기존 발표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물적분할 자회사에 대해서만 주주동의를 의무화하고 일반 자회사는 권고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일반주주 보호와 기업의 사업자금 조달 간 균형을 고려해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주동의 인정 기준 역시 기존안이 유지됐다. 금융위는 3%룰을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3%를 초과해 의결권을 보유한 주주는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보유분까지 합산해 계산한다. 주주동의는 참여 주식의 과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위는 보통결의를 허용할 경우 지배주주 의사만으로 주주동의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고, MoM 방식은 국내 도입 사례가 없어 3%룰이 일반주주 의사를 보다 충실히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투표 권고·리츠 제외···실무기준 보완


반면 일부 실무 사항은 의견을 반영해 보완했다. 우선 모회사 이사회 특별위원회는 기존보다 독립성을 강화했다. 당초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맡거나 독립이사와 독립외부위원이 3분의 2 이상이면 가능했지만, 최종안에서는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맡는 동시에 독립이사와 독립외부위원이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사실상 특별위원회의 독립성을 한층 높인 것이다.

주주동의 절차에서는 전자투표도 적극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금융위는 상법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의무화 대신 가이드라인에 반영했지만, 3%룰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동의 요건을 충족하려면 기업들이 전자투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시 부담도 일부 조정했다. 저비중 자회사가 주주동의를 실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주주동의 미이행 사유'를 상세히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저비중 자회사에 해당한다는 사실과 관련 비중 등 간소한 내용만 공시하도록 했다. 또 이사회 공시도 개별 이사의 찬반 의견을 공개하는 방식에서 이사회 전체 의결 결과만 공시하도록 변경했다. 부동산투자회사(REITs)는 거래소 규정상 집합투자증권에 해당하는 만큼 중복상장 규제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실제 모회사 이사회의 의무이행과 거래소 심사 사례를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기업과 투자자의 예측가능성 및 운영의 합리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