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뚜기·농심·사조 잇단 출고가 인상업소용 마요네즈·식용유까지 가격 조정원재료·포장재·물류비 상승 부담 현실화
고환율과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을 버텨온 식품업계가 잇따라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용 제품에 이어 외식업체가 사용하는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가격까지 오르면서 식품업계의 비용 부담이 외식 물가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사조 등 주요 식품기업들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오뚜기는 지난 16일부터 카레·당면·케첩·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최대 17%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오는 30일부터 햇반과 비비고 만두, 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 농심도 다음 달 1일부터 용기면과 스낵, 음료 등 4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5.8% 조정하고 사조는 같은 달 3일부터 참치캔과 수산캔 등 주요 가공식품 출고가를 최대 20% 올릴 예정이다.
이번 가격 조정은 단순한 제품 가격 인상이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원가 부담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밀·옥수수·대두·설탕·식용유 등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통상 수개월 전 확보한 원재료가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만큼 상반기 이어진 고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3분기부터 제조원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식품업체들은 제품 용량 조정과 판촉 축소, 원재료 선확보 등을 통해 비용 상승분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다. 하지만 원재료뿐 아니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포장재와 물류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가격 인상은 이제 소비자용 제품을 넘어 업소용(B2B) 식자재로도 확산하고 있다. 오뚜기는 다음 달 1일부터 외식업체와 프랜차이즈 등에 공급하는 마요네즈·식용유·물엿·소스 등 업소용 30개 품목의 공급가격을 평균 약 11% 인상한다. 앞서 소비자용 제품 가격을 조정한 데 이어 업소용 제품까지 인상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외식업계도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던킨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는 다음 달 2일부터 도넛 39종 가격을 평균 6.5% 인상한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오는 31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76개 품목 가격을 평균 8.2% 올린다. 매머드커피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최대 16.7% 인상하는 등 저가 커피 브랜드까지 가격 조정에 나섰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을 통해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와 식품 원재료 할당관세 확대, 납품단가 지원 등을 추진하며 물가 안정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구조적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선구매 재고와 비용 절감으로 버텼지만 지금은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가 동시에 올라 자체적으로 흡수할 여력이 없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그동안 감내했던 원가 부담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하반기에도 비용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식품 원료인 농축수산물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후변화와 병충해 등으로 생산량이 낮아지며 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가공식품 업체의 경우 원재료 외에 인건비 인상 부담 등도 원가 상승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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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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