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빅3' 틈바구니를 뚫어라···최윤정·신유열의 '특화 BM'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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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틈바구니를 뚫어라···최윤정·신유열의 '특화 BM'대결

등록 2026.07.20 07:13

안다하

  기자

생산능력 경쟁 대신 차별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신약은 AI 플랫폼으로 승부·CDMO는 '듀얼 사이트'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바이오 업계 차세대 경영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과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서로 다른 특화 사업모델(BM)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선두 기업들이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주도권을 확보한 가운데, 두 사람은 규모 경쟁에서 벗어난 차별화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선두 업체가 대규모 생산능력을 앞세워 입지를 굳힌 상태다. 이에 공장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경쟁이 어려워지자 후발주자는 각자의 강점을 살린 사업모델 구축에 집중하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본부장은 AI와 플랫폼 중심의 성장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2017년 SK바이오팜에 합류한 뒤 사업개발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전략본부장을 맡아 전사 중장기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성장 전략을 총괄해왔다.

최 본부장이 그리는 성장 전략의 중심에는 AI 기반 신약개발과 디지털 헬스케어가 있다. SK바이오팜은 AI 플랫폼을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와 표적단백질분해(TPD) 연구에 활용하고 있으며, 뇌전증 관리 솔루션 '프로젝트 제로'도 개발 중이다. 또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의 적응증 확대와 후속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최근 2년간 연간 1600억~17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SK텔레콤과 공동 연구를 통해 AI를 활용한 항암 표적 치료제 초기 유효물질을 발굴했다. 기존 방식으로 평균 1~2년 걸리던 초기 연구를 약 5개월 만에 마치며 연구 기간을 60% 이상 단축했다.

다만 AI 기반 신약개발이 곧바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AI를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과 연구 효율 향상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실제 임상과 상업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AI 플랫폼 경쟁력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반면 롯데그룹 오너 3세 신유열 대표는 생산거점을 연계한 위탁개발생산(CDMO)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2024년 말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 각자대표에 오르며 사업 전략 수립을 넘어 글로벌 수주 성과까지 직접 책임지는 위치에 섰다.

신 대표가 설계한 청사진은 미국 시러큐스와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연계한 '듀얼 사이트(Dual Site)' 체제다. 시러큐스에서 초기 임상 물량을 생산하고 송도에서는 대규모 상업생산을 담당하는 구조로, 의약품 개발 단계부터 상업생산까지 연결되는 CDMO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 전략의 핵심 무대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하반기 시운전과 생산 시스템 검증을 거쳐 오는 11월 준공식을 개최하고 2027년 상업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송도1공장은 총 12만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구축에는 약 1조4000억원이 투입됐다.

물론 생산 기반 구축과 수주 성과는 별개의 문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일본과 미국, 영국 바이오기업 등과 생산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송도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릴 대형 상업생산 계약도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송도1공장의 수주 성과가 신 대표의 첫 경영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 승부하기보다 자신들의 강점에 집중하는 게 이들 경영인의 공통점"이라며 "결국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성과와 대형 CDMO 수주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내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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