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판매 격차 75만→53만대수익성은 이미 폭스바겐 추월미래차 투자로 추격 가속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 '2위 도약'의 골든타임을 맞았다. 900만대 판매 체제를 자랑하던 폭스바겐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자동차 패권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폭스바겐이 생산과 차종을 줄이며 체질 개선에 나선 사이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중심차(SDV) 투자를 확대하며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최대 10만~12만명 감원, 독일 공장 4곳 폐쇄, 모델 라인업 최대 50% 축소, 연간 생산능력 1200만대에서 900만대 수준 감축 등을 담은 중장기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자동차 산업의 경쟁 공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생산 규모가 곧 경쟁력이었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배터리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역량, 원가 구조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유럽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폭스바겐의 기존 '규모의 경제' 전략도 한계에 부딪혔다. 결국 판매량 확대보다 수익성 회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폭스바겐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은 413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했다. 현대차·기아는 359만7255대로 감소 폭이 1.6%에 그쳤다.
두 회사 간 판매량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75만5471대에서 올해 53만2745대로 1년 만에 22만대 이상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이 약 898만대, 현대차·기아가 723만여대를 판매해 여전히 차이가 있지만 추격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수익성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9억유로로 전년 대비 53%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25억유로에 머물렀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4조7198억원을 기록하며 폭스바겐을 넘어섰다. 판매량에서는 아직 뒤처지지만, 자동차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수익 창출 능력에서는 이미 앞선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을 유지하면서 AI, SDV, 로봇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체코 현대차 공장과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의 구조조정 기간이 현대차·기아에는 글로벌 순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이 내부 효율화에 집중하는 동안 현대차그룹이 판매 성장과 수익성, 미래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면 '세계 2위' 경쟁은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가격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고, 국내 생산 비용 상승과 인건비 부담도 변수다. 미래차 경쟁에서 승부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원가 경쟁력이라는 지적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구조조정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축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며 "현대차그룹이 지금의 기회를 세계 2위 도약으로 연결하려면 미래 투자와 함께 생산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구조조정과 현대차·기아의 추격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2위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현대차그룹이 판매 성장과 수익성 개선, 미래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순위 변화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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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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