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산은 "5.5조 펀드"·IBK "스타트업 육성"···정책금융 성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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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5.5조 펀드"·IBK "스타트업 육성"···정책금융 성과 경쟁

등록 2026.07.14 14:02

문성주

  기자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18곳 선정···연내 자펀드 결성·투자 착수IBK창공 5개월 집중 육성···누적 1264개사·금융지원 3조원민간자금 유치·지역투자·후속 투융자 등 실질 성과가 관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KDB산업은행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KDB산업은행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더 강화되는 가운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첨단산업 및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금융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형 펀드 결성을 통해 민간 자본을 유인하는 '간접투자'에, 기업은행은 유망 기업 발굴부터 투·융자, 판로 개척까지 지원하는 '밀착형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자금 공급이 실질적인 기업 성장과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가 하반기 정책금융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전날 1조6000억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분야 정책성펀드' 2차 자펀드 위탁운용사 7곳을 선정했다. 65개 운용사가 지원해 경쟁률은 9.3대 1을 기록했다.

중형리그에는 도미누스에쿼티파트너스와 우리벤처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선정돼 총 8000억원을 조성한다. 스케일업리그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 인공지능(AI)·반도체 소형리그는 에스엘인베스트먼트가 1000억원을 맡는다.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와 KB증권·에코프로파트너스 공동운용사가 맡은 지역전용리그는 2000억원 규모다. 비수도권 첨단전략산업 기업 등에 결성액의 4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지난 5월 1차 사업에서 3조9000억원 규모의 자펀드 운용사 11곳을 선정했다. 2차를 합치면 올해 운용사 18곳, 펀드 결성 목표액은 5조5000억원이다. 2차 사업에는 국민성장펀드가 695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민간자금으로 채운다. 선정 운용사들은 연내 펀드 결성을 마치고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DB IBK기업은행 사진=강민석 기자[DB IBK기업은행 사진=강민석 기자

기업은행은 같은 날 'IBK창공'의 올해 하반기 혁신창업기업 103곳을 확정했다. 반도체 생산공정 분석과 무선전력 시스템, 민간 우주 서비스, 웨어러블 의료기기, AI 보안 플랫폼 기업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이번 주 전국 센터별 입소식을 시작으로 5개월간 멘토링과 사업화 컨설팅, 기업설명회(IR) 교육을 받는다.

기업은행은 IBK금융그룹의 투자·대출, 국내외 벤처캐피털 연계, 대·중견기업과의 협업 및 판로 개척, 해외 진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올해 2월 말 기준 IBK창공이 육성한 기업은 누적 1264곳이다. 이들 기업의 투자 유치액은 2조3000억원, 대출 공급액은 7000억원 수준이다. 멘토링과 컨설팅 등 비금융 지원도 1만6000여건에 달한다.

두 기관의 역할은 다르다. 산업은행은 모험자본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배분하는 간접투자 플랫폼에 가깝다. 기업은행은 초기기업을 발굴해 성장 단계별로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산은 자펀드의 투자 대상과 IBK창공 졸업기업의 후속 자금 수요가 연결되면 정책금융의 성장 사다리도 한층 촘촘해질 수 있다.

정책금융 확대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맞물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3000억원, 은행권 대출은 7조6000억원 늘었다.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금융권 자금을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을 주문하는 배경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책금융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자금을 첨단전략산업으로 유도하고 신속히 혁신기업 앞에 투자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IBK창공이 선발 기업들에게 질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집행과 성과다. 산업은행은 연내 펀드 결성 규모와 실제 투자액, 민간 출자 비중, 지역전용리그의 비수도권 투자 실적을 증명해야 한다. 기업은행도 103개 기업의 후속 투자와 대출, 매출·고용 증가, 해외 진출 실적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민간 자금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교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자금이 특정 산업의 기업가치를 밀어 올리거나 민간 투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가 기업가치를 정하는 선도 투자자 역할을 하지 않고 시장 가격의 적정성을 심사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책금융의 핵심 역할은 민간 투자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선뜻 진입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나 모험 영역에서 마중물이 되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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