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황에 인력 구조조정, 임원은 되레 늘어직원만 칼바람···"고임금 임원부터 나가는 게 일반적"업계선 "반등 모멘텀 마련 위해···책무구조도 영향도"
저축은행 업계가 불황 타개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임원 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직원 수의 가파른 감소세와 대비되며 고위직만 칼바람을 피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올해 1분기 직원 수는 854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명 줄었다. 반면 임원은 4명이 늘어 736명이 됐다. 저축은행 업계는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대출 규제 여파에 따른 영업 악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오프라인 점포 수 감소로 인력 감축을 이어왔다.
이런 현상은 자산 상위 5대 저축은행에서 더 확연하게 나타났다. 2024년 1분기 3035명이던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 5곳의 합산 직원 수는 올해 2894명까지 줄었다. 2년 사이 141명의 직원이 회사의 생존을 위해 짐을 싼 것이다. 합산 임원 수는 같은 기간 3명이 늘어나며 전사적 인력 감축 흐름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년 전보다 직원은 34명이나 줄어든 반면 임원은 1명 늘었다. 애큐온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에서도 임직원 수 감소세가 나타난 최근 2년간 임원 숫자는 되레 늘어나는 흐름이 관측됐다. 반면 SBI저축은행은 임원 수를 줄이는 상황에서도 직원 숫자를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 때 보수가 많은 임원이 먼저 대상에 오르는 게 일반적"이라고 운을 뗀 뒤 "임원의 증가 폭이 크지는 않지만 일반 직원의 가파른 감소세를 고려하면 형평성 측면에서 비판의 소지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임원 수 증가가 분위기 반등 모멘텀 마련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한다. 특히 신규 채용이 중단된 상황에서 직원들의 자연퇴사가 이어지다 보니 두 집단의 상반된 추이가 더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형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임원 증가는 외부 전문 인력 영입과 조직 개편 과정에서의 임원 직책 신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본격 시행된 책무구조도 도입 기준에 맞춰 겸직이 불가능한 임원을 새로 선임하는 등의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은 지난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도입해야 했는데, 자산 상위 5대 저축은행과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5곳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
한편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5곳은 직원 수와 임원이 동반 감소했다. 신한·K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직원 수는 74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명 줄었다. 임원 수 역시 1명 감소한 63명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이미 지주 차원에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가 꾸준히 이뤄져 왔기에 추가적인 임원 선임 요인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내부통제나 임원 등 고위직 관리는 전반적으로 지주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책무구조도 도입 전부터 지주의 철저한 관리 속 임원 관리가 지속돼 왔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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