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고민, 사람 관리와 성과 분배로 옮겨가실적 개선 후 성과 분배 방식 논의 본격화

기업이 수익성을 고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가격을 올리고, 신사업을 확대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대표적인 해법이었다. 물론 지금도 이런 전략은 유효하다. 하지만 최근 유통업계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꼽으라면 수익성을 둘러싼 고민이 점차 사람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희망퇴직과 임금협상, 높아진 이직률까지, 이제 인력 운영 혹은 관리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무거운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11번가는 올해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수년째 이어진 적자를 끊어내기 위해 사옥 이전과 사업 효율화에 이어 인력 구조까지 손봤다. 희망퇴직은 기업 입장에서 가장 빠르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실제로 최근 유통업계에서 표현은 다르지만 '조직 슬림화'와 '효율화'는 인건비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은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대표교섭노조와 첫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협상 과정에서 노조는 임금 인상뿐 아니라 임금체계 개편과 성과 공유를 요구했고, 회사도 일부 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성과 배분 방식도 노사 협상의 주요 의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삼양식품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자발적 이직률은 높아졌고 계약직 비중은 확대됐다. 평균 근속연수도 감소했다. 실적은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인력 관리 지표에서는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성장의 속도만큼 조직 운영에도 새로운 과제가 생기고 있다는 의미다.
세 기업의 상황은 분명 다르다. 11번가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인력 효율화를 선택했고, 오리온은 실적 개선 이후 성과 배분 방식을 논의했다. 삼양식품은 성장세와 별개로 인력 관리 지표의 변화를 마주했다.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있다. 수익성을 둘러싼 경영 전략에서 인력 운영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업계는 오랫동안 가격과 상품, 점포 수,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인력 운영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적이 좋다고 끝나는 것도, 어렵다고 사람만 줄인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유지하며, 어떻게 성과를 나눌 것인지가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수익성은 숫자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 숫자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잘될 때도 사람이고, 안될 때도 사람이다. 유통업계의 셈법이 사람으로 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기업이 고민해야 할 것은 사람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아니라, 사람을 통해 얼마나 오래 성장할 수 있는지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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