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올해 '피지컬 AI랩' 신설···역량 강화송재경, AI와 함께하는 MMORPG 개발 중방준혁, 사옥 매각 통해 재무 유연성 확보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홍콩 투자플랫폼 네오펄스에 매각한 가운데 국내 게임산업을 이끈 1세대 창업주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세대 창업주들은 지분 매각과 AI 투자, 신작 개발 등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끌어온 1세대 창업주들은 최근 사업 환경 변화에 맞춰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인물은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이다. 박 의장은 지난달 30일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39.33%(9200억원) 전량을 홍콩 소재 투자 플랫폼 네오펄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박 의장은 1996년 액토즈소프트에서 '미르의 전설'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2000년 위메이드를 창업한 뒤 '미르의 전설2'를 흥행시키며 회사를 국내 대표 게임사 가운데 하나로 키웠다. 특히 '미르의 전설2'는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위메이드의 핵심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박 의장이 이번 거래를 통해 보유 지분을 모두 넘기면서 위메이드는 새 최대주주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박 의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고 그 고민의 중심에는 언제나 위메이드의 '다음'이 있었다"라며 "한국 시장만으로 회사의 미래를 그리던 시대는 지났고, 더 큰 시장으로의 확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라고 전했다. 창업주가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며 경영권을 넘긴 사례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의장과 함께 1세대 창업주로 분류되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매각 대신 AI 기술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업해 '리니지'를 시작으로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을 잇달아 흥행시키며 국내 대표 게임사로 키운 인물이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달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피지컬 AI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컬 AI는 로봇이나 자율주행 등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 기술을 의미한다. 엔씨는 지난해 AI 연구개발 조직을 AI 전문 자회사인 NC AI를 분사했다. NC AI는 올해 초 피지컬 AI 랩을 신설하고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역사를 만든 개발자 중 한 명인 송재경 전 엑스엘게임즈 대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넥슨에서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참여한 데 이어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 개발을 이끌었다. 이후 2003년 엑스엘게임즈를 설립해 '아키에이지'를 선보였다. 회사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최고창의력책임자(CCO)를 맡아 개발을 총괄했다. 지난해 회사를 떠난 송 전 대표는 현재 AI와 이용자가 함께 플레이하는 형태의 MMORPG를 기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게임을 넘어 기업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방 의장은 2000년 넷마블을 창업한 뒤 '모두의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세븐나이츠' 등 모바일 게임 흥행을 이끌며 회사를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시켰다. 2019년 말에는 코웨이를 인수한 뒤 이사회 의장을 맡아 슬립·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를 선보이는 등 신사업 전략을 이끌고 있다.
올해 초 그는 AI를 미래 경쟁력 강화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방 의장은 신년사에서 "AI를 통해 분석의 깊이와 판단의 속도를 높이고, 업무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경쟁력의 격차를 결정짓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도 생성형 AI 활용을 넘어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환경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직원이 업무 목적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제작·활용할 수 있는 '1인 1 AI 에이전트' 환경 구축이 목표다.
이와 함께 자산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서울 구로구 지타워를 NH투자증권에 6977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이번 매각이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과 재무적 유연성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오는 2028년 2분기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신사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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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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