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車보험 손해율 압박 커지는데···당국 대책은 '지연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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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 손해율 압박 커지는데···당국 대책은 '지연 모드'

등록 2026.06.24 14:10

이진실

  기자

빅5 손해보험사 손해율 84% 돌파수익성 악화, 보험금 누수 원가 상승 압박제도 개선 지연에 업계 부담 가중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며 보험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업계는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핵심 대책으로 꼽히는 '자동차보험 8주룰' 도입은 수개월째 지연되면서 손보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빅5 손해보험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4.06%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2.78% 대비 1.28%p(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회사별로는 DB손해보험이 84.9%로 가장 높았고 KB손해보험(84.8%), 삼성화재(84.7%), 현대해상(84.2%), 메리츠화재(81.7%)가 뒤를 이었다. 손보업계에서는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 80%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실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5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합산 손익은 46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900억원 흑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후퇴한 것이다.

보험사별로는 KB손해보험이 249억원 적자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으며 현대해상 140억원, 삼성화재 96억원, 메리츠화재 64억원 적자를 냈다. DB손해보험만 88억원 흑자를 유지했다.

손해율 상승의 원인으로는 정비수가와 인건비, 부품비, 한방 진료비 등 원가 상승이 꼽힌다. 올해 자동차 정비공임(수가)은 전년 대비 2.7% 인상됐다. 사고 한 건당 보험사가 부담해야 하는 보상 비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에는 연간 상승률까지 확대되며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24년 기준 국산차 부품비는 약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으며 외산차 부품비는 약 1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10.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비용 증가에 비해 제도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의 대표적인 누수 요인으로 과잉 치료와 장기 치료 문제를 지목해왔다. 이에 정부는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치료 필요성을 추가 심사하도록 하는 '8주룰' 도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부터 논의가 시작된 이 제도는 자동차 사고가 난 상해등급 12~14급 경상 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받는 경우 추가 진단서를 내고 심사를 받게 하는 것이다. 경미한 사고에 '드러눕기'로 대처하는 환자들을 걸러내려는 목적이다.

해당 제도는 당초 올해 상반기 시행이 예상됐지만 의료계와 소비자 단체 등이 환자의 치료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하면서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현재 법제처 심사를 거친 뒤 국무회의 의결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경상 환자의 치료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충분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손보업계는 제도 시행이 늦어질수록 보험금 누수와 손해율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는 올해 소폭 인상됐지만 원가 상승과 보험금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손해율 안정화를 위해서는 보험금 누수를 줄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8주룰이 시행되면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지급된 향후치료비는 1조6800억원으로 8주룰이 시행되면 업계 전체적으로 40%의 비용이 절감, 손해율 1.7%p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장마철이 본격화되면서 손해율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와 빗길 사고가 증가할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업계가 기대했던 제도 개선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8주룰이 시행되면 과잉 치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줄여 손해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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