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삼성전자 보통주 기준 시총 첫 추월삼성 내부서도 허탈감 감지···"시대 바뀌었다" 자조삼성전자 "우선주 포함 땐 여전히 1위"
"시가총액 순위가 바뀐다는 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 SK하이닉스로 시대가 바뀌고 있다." (블라인드 삼성전자 게시판 발췌)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다. 보통주 기준이긴 하지만 25년 7개월 동안 국내 증시의 왕좌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상징성이 작지 않다. 이에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과 허탈감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80조3782억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은 2066조6595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약 25년 7개월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총 1위에 처음 오른 것은 1999년 7월 29일이다. 이후 일시적인 등락을 거듭했지만 2000년 11월 21일부터는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두 회사의 격차는 압도적이었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11월 7일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지만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7배 이상에 달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이 더 가팔라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주가가 340% 이상 급등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98%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는 삼성전자 임직원들 사이에서 "S전자는 이제 삼성전자가 아니라 SK하이닉스"라는 체념 섞인 반응도 나온다. 한 직원은 "내 자사주를 다 팔고 하닉을 매수했다"며 경쟁사 주식으로 갈아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메모리 실적 자체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가가 SK하이닉스만큼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매출은 74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 기준 53조~54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위를 보이고 있음에도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성장성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하이닉스보다 메모리 실적이 더 좋은 상황임에도 주가가 그만큼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반면 하이닉스 주가는 가파르게 오르면서 내부에서도 허탈감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내부 동요를 의식한 듯 삼성전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보통주와 우선주가 나뉘어 있는 만큼, 우선주까지 함께 반영하면 전체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1위라는 입장을 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우선주를 제외한 채 보통주만 기준으로 기업 전체 시가총액을 산정하면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시가총액은 주가에 발행주식 수를 곱해 계산하는 것으로,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포함한 주식 가치의 총합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설명대로라면 기업 전체 가치 기준에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앞선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선주를 포함하더라도 전체 시가총액 기준 역전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한 시가총액 대비 SK하이닉스 비율은 현재 약 90%에 임박했다. 최근 10년 평균인 22%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보통주 기준 시총 역전에 이어 전체 기업가치 기준에서도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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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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