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SEC 심사 통과 유력··· 7~8월 중 ADR 상장 최종 마무리 관측'2분기 영업익 60조' 어닝서프라이즈··· AI 메모리 대장주 몸값 최고 인정용인 클러스터·美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등 국내외 메가 투자 재원 적기
22일 삼성전자 시가총액에 근접한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입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가 통과될 경우, 이르면 7~8월 중 상장과 함께 즉시 최대 40조원 규모의 글로벌 자금을 조달받는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생산설비 투자 여력을 키우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와의 장기 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심사 승인 결과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ADR은 미국 투자자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예탁증서다. 해외 기업의 원주를 현지 보관기관에 맡기고, 이를 근거로 미국 예탁은행이 ADR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전·해외거래 절차 부담 없이 미국 증시에서 해당 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기관투자자와 패시브 자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비공개로 서류를 제출한 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나스닥 입성을 준비해 왔다.
이날 SEC의 상장 심사 승인이 이뤄질 경우 시장에서는 7월 말에서 8월 중 상장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승인 이후 실제 거래 개시까지는 나스닥의 최종 상장 절차와 예탁은행을 통한 ADR 발행, 티커 및 거래 개시일 확정 등이 남아있다.
7~8월 상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2분기 초대형 어닝서프라이즈 이후 나스닥 거래를 개시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6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BM을 앞세운 실적 개선세가 정점에 오른 국면에서 미국 증시에 입성하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AI 메모리 대표주라는 기업가치를 가장 높은 수준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SK하이닉스는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5% 수준에 해당하는 신주를 발행해 최대 40조원 규모의 글로벌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자금 유입은 SK하이닉스의 투자 여력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현재 회사는 HBM 시장 1위 지위를 지키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후공정 경쟁력 강화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HBM은 일반 D램보다 공정 난도가 높고, TSV와 어드밴스드 패키징, 신규 클린룸,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까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ADR을 통해 확보한 달러 자금은 SK하이닉스의 국내외 투자 계획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실탄이 될 수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는 2028년 하반기를 목표로 38억7000만달러 규모의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및 연구개발 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2050년까지 600조원을 투입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4개 팹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달 일본에서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대응을 위한 해외 추가 시설 투자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 경우 HBM 중심의 이익 체력도 중장기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영업이익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로 추정되며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 메모리 업체들은 2026~2027년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감익기가 오더라도 과거처럼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자금 외에도 나스닥 상장이 가져올 사업적 이점 역시 적지 않다. 미국 상장사 지위를 확보하면 미국 빅테크들과 대형 계약을 맺을 때 달러화 기반의 대규모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는 과정이 한층 매끄러워질 수 있다. 외국환 거래나 국가 간 규제 이슈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미국 현지 법인 대 법인 구도에서 계약 구조를 짜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도 보다 안정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AI 반도체 공급망은 엔비디아의 설계, TSMC의 파운드리, SK하이닉스의 메모리가 맞물린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미국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현지 투자 기반을 넓히면 '전략적 공동 개발 파트너'로서의 지위가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SK하이닉스 제품을 다른 업체로 대체하기가 사업적으로 더 어려워지는 셈이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 방문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접촉하고, SK하이닉스와의 장기 협력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젠슨 황 CEO가 SK하이닉스를 엔비디아의 핵심 메모리 파트너로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박 연구원은 "ADR의 상장과 함께 미 증시 내에서 유사 기업들과 비교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동사의 압도적인 밸류에이션 매력과 동종 업체들 대비 가지는 기술력의 우위 등을 감안했을 때 ADR은 동사가 다시 한 번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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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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