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같은 바이오, 다른 합격증···밸류업 지수의 선택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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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바이오, 다른 합격증···밸류업 지수의 선택은 달랐다

등록 2026.06.11 07:13

이병현

  기자

밸류업, 수익성·주주환원 등 질적 평가 강화케어젠·에스티팜 편입, 기업 성장성과 공시력 주목지수 추종 자금 유입, 시장 영향력 확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대장주'가 곧 '밸류업 대표주'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정기변경에서 케어젠과 에스티팜이 새로 이름을 올린 반면, 종근당·원텍·덴티움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코스피200·KRX300 등 대표지수에선 건재했지만,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명단에서는 빠졌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리아 밸류업 지수 정기변경을 통해 20개 종목을 편입하고 19개 종목을 편출했다. 변경 사항은 오는 12일부터 본격 반영된다. 정기변경을 거치며 지수 구성종목은 다시 100개로 조정됐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산한 시가총액 대비 코리아 밸류업 구성종목의 비중은 약 54.6%에 달한다. 올해 정기변경의 가장 큰 특징은 지수 발표 이후 처음으로 구성종목 100개가 모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기업'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헬스케어 업종만 떼어 놓고 보면 지수 재편 방향성은 더욱 선명해진다. 신규 편입 명단에 안착한 케어젠과 에스티팜 그리고 편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종근당·원텍·덴티움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에스티팜은 지역난방공사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 자격으로 특례 편입되며 이목을 끌었다.

밸류업 지수 선정 기준은 KOSDAQ150·KRX300 등 기존 대표지수 정기변경과 결이 다르다. 대표지수 정기변경이 시가총액, 유동성, 업종 대표성을 최우선 잣대로 삼았다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공시 대응력이라는 허들을 추가했다. 2년 연속 적자 여부,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주가순자산비율(PBR) 상대평가,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위 등이 단계적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질적 요건 때문에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이라도 밸류업 지수에서는 배제될 수 있다. 개별 종목의 비중 상한선을 15%로 제한해 초대형주의 착시를 걷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밸류업 지수가 단순히 '몸집이 큰 기업'을 담는 바구니가 아니라, '자본효율성과 주주가치를 입증한 기업'을 선별하는 지표라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571억원, 영업이익 58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35% 급증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주당 750원의 현금배당과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며 지난해 기준 103%의 주주환원율을 달성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제시한 3년 평균 목표치 40%를 훌쩍 뛰어넘는 파격적인 행보였음에도 밸류업 지수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주주환원과 밸류업 공시는 지수 편입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님을 시사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인 케어젠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됐다. 케어젠은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영업이익 매년 5% 이상 증가, ROE 15% 이상 유지, 배당성향 30% 이상 유지라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5년 기준 배당성향은 106.26%에 달했다.

향후 지수 잔류를 위해서는 펩타이드 기반 기능성 원료 사업의 글로벌 매출 확대와 연구개발(R&D) 투자가 고배당 기조와 무리 없이 병행될 수 있음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티팜은 우수기업 특례 편입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본업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함께 뒷받침됐다. 2025년 연간 매출은 3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늘었고, 영업이익은 551억원으로 98.9% 증가했다. 올리고 신약 CDMO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상업화 원료 수요 증가가 밑바탕이 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00% 이상 급증하며 펀더멘털 개선을 입증했다. 수주잔고, 상업화 매출, 이익 레버리지가 삼박자를 이룬 사례다.

이밖에 대형 제약사 종근당을 비롯해 에스테틱·치과 의료기기 대표주로 꼽히던 원텍과 덴티움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향후 주주가치 환원을 다시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편 수급 측면에서도 이번 정기변경의 파급력은 작지 않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밸류업 ETF 순자산총액이 4조3000원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 관심이 확대되는 추세다. 밸류업 지수 편입은 기업의 위상 제고를 넘어 패시브 자금의 유입 대상이 될 수 있어 각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2026년 5월 기준 32개 상장기업이 약 8172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는 등 주주환원 노력이 지속됐고, 같은 기간 셀트리온이 약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소각 및 취득을 결정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이 이어졌다"면서 "밸류업 지수 산출 개시일 이후 5월말까지 누적수익률은 300.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74.0% 포인트 상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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