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부동산 표심이 오세훈에게 맡긴 과제

오피니언 기자수첩

부동산 표심이 오세훈에게 맡긴 과제

등록 2026.06.09 17:41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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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사실상 부동산 선거였다는 평가가 다수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속에서도 주택 공급 부족 우려는 여전했고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상승은 시민들의 주거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선거 결과는 이런 민심이 어디를 향했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에 무게를 실었다고 판단된다.

실제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주요 재건축 지역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높은 지지를 받았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이 포함된 성수동에서도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시민들은 서울시의 정비사업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하지만 이번 승리를 '오세훈 시정에 대한 전면적 지지'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개표 결과를 들여다보면 서울시장 선거와 구청장 선거에서 다른 선택을 한 교차 투표 성향이 적지 않았다. 공급 확대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시정 운영 전반에 대해서는 견제의 필요성을 느낀 유권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한강버스를 둘러싼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도시 경쟁력 강화와 수변 개발이라는 취지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다만 시민들이 지금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는 문제는 주거비 부담과 주택 공급이다. 화려한 랜드마크보다 당장 살 집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선거가 보여준 우선순위다.

결국 오 시장의 5기 시정 성패는 '31만 가구 공급' 약속의 현실화 여부에 달려 있다. 강남권 재건축뿐 아니라 강북과 서남권 개발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시민들이 기대한 것은 개발 구호가 아니라 실제 입주 물량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급 확대가 서울시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 사업성 보강, 공공택지 공급 등 주요 현안 상당수는 중앙정부와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시의회와 자치구 역시 사업 추진의 중요한 변수다.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구호로 움직이지 않는다. 인허가와 예산, 제도 개선이 맞물려야 공급이 늘어난다. 서울시와 정부, 시의회와 자치구가 서로 책임만 미루는 순간 공급 시계는 다시 멈추게 된다.

주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더 많은 정치가 아니라 더 많은 주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승리의 해석이 아니라 결과다. 오 시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재건축 공약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공급 약속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다. 정치력은 선거에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협치에서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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