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준비된 전략만이 성공 이끌어승자의 저주 피할 3가지 선결 조건은
증권사들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사들이는 인수합병(M&A) 러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을 인수했고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의 지분을 늘렸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이 코인원 지분을 인수하면서 증권가의 눈치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문제는 누가 먼저 들어가느냐보다, 누가 준비된 상태에서 들어가느냐다. 준비되지 않은 채 뒤따라갈 경우 지분 인수 비용만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을 쓰고도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
자연스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 드라마 초반 진양철 회장은 순양자동차를 살리기 위해 첫째 아들에게 한도제철 인수를 지시한다. 첫째는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도 주저 없이 베팅하며 회사를 떠안는다. 반면 막내손자 진도준은 같은 판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 한도제철 인수가를 끌어올려 순양그룹의 현금 위기를 만들고 게임의 주도권을 자신에게 가져온다.
지금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M&A도 이와 비슷하다. 미래에셋은 예전부터 디지털 자산 지갑과 거래 인프라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물이 코빗의 인수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내년 1분기 RWA(실물자산 토큰화) 앱 출시를 예고하는 등 토큰화와 디지털자산을 그룹 성장 축으로 엮는 전략을 비교적 일찍부터 준비해 왔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코인원 인수 검토를 두고는 증권가 안팎에서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한투는 IMA·보험, 전통 IB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다져왔다. 따라서 거래소 지분 인수에 대한 청사진은 미지수다.
실패 사례도 이미 존재한다. 코인원 지분을 산 컴투스는 4년 넘는 시간 동안 거래소와의 연계를 통해 눈에 띄는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상자산 거래소 M&A에서 '승자의 저주'를 피하려면 적어도 세 가지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 우선 명확한 목적이다. 명확한 수익 구조를 염두에 두고 거래소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필요하다.
내부 조직 세팅은 필수적이다. 인수 기업이 보유한 기존의 인프라를 신뢰하기보다는 내부의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 정비를 통해 인수 즉시 속도감 있게 시너지를 내야 한다.
플랜 B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규제 환경 변화나 시장 침체로 거래소 성장 전략이 틀어졌을 때, 어떤 방향으로 피벗할 수 있을지에 대해 미리 고민해둬야 한다.
'재벌집 막내아들' 한도제철 에피소드는 이번 인수 경쟁에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이 거래를 통해 어떤 판을 설계하고, 어떤 주도권을 가져올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의 코인원도 청사진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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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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