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D·SK온 품었다'···韓 기술로 무장한 페라리 첫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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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SK온 품었다'···韓 기술로 무장한 페라리 첫 전기차

등록 2026.05.27 17:54

권지용

  기자

애플 출신 디자이너 참여한 혁신적 디자인1050마력, 1회 충전 530km 이상 주행 목표계기판, 배터리 등 부품에 국내 기술 적용

페라리 첫 전기차 루체. 사진=페라리코리아페라리 첫 전기차 루체. 사진=페라리코리아

페라리가 브랜드 역사상 첫 순수전기차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신차에는 SK온 배터리와 삼성디스플레이 OLED 등 국내 기업 기술이 대거 적용돼 눈길을 끈다. 내연기관 슈퍼카의 상징으로 불려온 페라리가 전기차 시대에도 한국 기업들과 손잡고 새로운 '페라리식 전기차' 구축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라리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전기 스포츠카 '루체'를 공개했다. 페라리가 처음 선보이는 순수전기차(BEV)로, 경쟁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보다 먼저 순수전기 모델을 앞세웠다.

디자인 과정에는 애플 출신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마크 뉴슨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속한 디자인 그룹 '러브프롬'은 페라리 디자인센터와 협업해 루체의 내외관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 업계는 루체 특유의 디자인을 통해 애플이 추진하다 중단한 '애플카' 프로젝트의 디자인 철학 일부가 루체에 녹아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루체에는 국내 기업 기술도 적용됐다. 배터리는 SK온의 니켈·망간·코발트(NMC) 기반 파우치형 배터리셀이 들어간다. 배터리 용량은 122kWh다. 페라리는 마라넬로 본사에서 직접 설계한 배터리팩을 차체 하단에 배치했고,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350kW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약 20분 만에 약 70kWh 충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페라리와 SK온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페라리는 2019년부터 SK온 배터리셀을 활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SF90 스트라달레와 296 GTB·296 GTS 등을 출시해왔다. 양사는 2024년 3월 서울에서 배터리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페라리 전기차 출시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페라리 루체 실내. 사진=페라리코리아페라리 루체 실내. 사진=페라리코리아

실내에는 삼성 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패널이 대거 적용됐다. 12.9인치와 12인치, 10.1인치, 6.3인치 등 총 4개의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페라리 측은 "해당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루체 전용으로 독점 공급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OLED는 기존 LCD와 달리 별도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디자인 자유도가 높다. 루체의 경우 센터 디스플레이 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해 미래지향적인 실내 분위기를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페라리와 차량용 OLED 공급 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이번 루체를 통해 실제 적용 사례가 처음 공개된 셈이다.

성능 역시 페라리다운 수치를 내세웠다. 루체 최고출력은 105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5초 만에 가속을 끝낸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530km 이상을 목표로 한다. 다만 유럽 WLTP 기준 공식 인증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은 최소 55만유로(약 9억6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 유럽 시장을 시작으로 이르면 연내 국내 시장에서도 루체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루체 공개를 단순한 신차 출시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내연기관 사운드와 감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온 페라리가 결국 전동화 흐름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는 점에서다. 동시에 삼성디스플레이와 SK온 등 국내 기업들이 초고가 슈퍼카 시장에서도 핵심 공급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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