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미룬 가상자산 과세, 학계와 당국 이견학계 "금투세와 형평성 맞춰야···재고 필요"재경부 "착실하게 준비···이중과세 문제 없다"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오는 2027년부터 현행안대로 시행할 경우, 조세 형평성과 정책 실효성 모두에서 중대한 결함이 남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정경제부는 이같은 학계 우려에도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원안대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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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부터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현행안대로 시행될 예정
학계는 조세 형평성과 정책 실효성에 중대한 결함 지적
재정경제부는 원안대로 과세 입장 재확인
가상자산 소득세 도입은 2020년 소득세법 개정에서 시작
정부는 인프라 미비로 5년간 시행 유예
주요국은 가상자산을 자본이득세 체계로 과세, 한국은 기타소득으로 분류
가상자산 손실 이월 불인정이 핵심 쟁점
동일 과세기간 내 손익통산만 허용, 다음 해로 손실 이월 불가
실질 손실에도 세금 부담 발생하는 역설적 상황
과세 인프라 미비로 해외·탈중앙화 거래 등 과세 사각지대 존재
학계는 양도소득 전환, 5년 이상 손실 이월공제, 명확한 과세 기준 등 제도 개선 촉구
과세 시행 전 5가지 선결 조건 충족 필요성 제기
과세 당국은 예정대로 과세 시행 입장 고수
형평성·이중과세 논란에 대해 기존 체계와 법인·개인 간 과세 차이 설명
과세 인프라 준비 부족 지적에도 해외 계좌 신고 등으로 보완 가능 주장
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가상자산 소득과세 적정성 및 정책 실효성 검토' 토론회에서 학계는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해서만 22% 기타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입법 논리의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발제를 맡은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은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가상자산 과세가 처음 도입된 뒤 정부는 인프라 미비를 이유로 세 차례, 약 5년간 시행을 유예했지만 제도 설계의 근본적 문제는 전혀 손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 IRS와 영국 국세청(HMRC), 독일 등 주요국은 가상자산을 재산 또는 금융자산으로 분류해 자본이득세 체계에서 과세하고 있다.
미국은 단기 10~37%, 장기 0~20% 등 보유 기간에 따라 세율을 달리 적용하고, 영국·독일도 손실 이월을 전제로 한 자본이득 과세 체계를 운영한다. 싱가포르는 투자 목적의 가상자산 자본이득에 대해 사실상 비과세다.
반면 한국은 회계 기준인 IFRIC의 무형자산 해석을 세법에 그대로 끌어와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다.
손실 이월 전면 불허···배 보다 배꼽 더 크다
손실 이월 불인정도 핵심 쟁점으로 꼽혔다. 현재 마련된 가상자산 과세안은 동일 과세기간 내 가상자산 간 손익통산만 허용할 뿐, 다음 해로 손실을 넘기는 이월결손금 공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2027년에 가상자산 투자로 1000만원 손실을 보고 다음해에 800만원 이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2년간 실질 순손실은 200만원이다.
현행안에서는 2027년 손실 1000만원을 이듬해로 넘길 수 없기 때문에, 2028년 이익 800만원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550만원에 대해 22%인 121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실제로는 2년간 200만원 손해를 봤는데도 121만원의 세금을 내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해외 거래·탈중앙화 금융 공백도 지적
과세 인프라의 허술함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과세당국이 포착할 수 있는 거래는 국내 중앙화거래소(CEX)에 대부분 한정되어 있고, 해외 거래소·탈중앙화거래소(DEX)·P2P·디파이(DeFi) 거래는 사실상 과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가 제시한 핵심 처방은 두 가지다. 첫째,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에서 양도소득으로 전환해 주식·부동산 등 다른 자본이득 과세 원칙과 동일한 틀에서 다루고, 둘째, 최소 5년 이상의 이월결손금 공제를 법률에 명시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득세법에 가상자산 양도소득 이월결손금 공제를 규정하는 별도 조항을 신설하고, 보유기간에 따른 세율 차등 등 장기투자 인센티브도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동시에 스테이킹·에어드롭·NFT·DeFi 과세 기준에 대한 법령 명시, OECD의 가상자산 정보보고체계(CARF) 국내 법제화, 거래소 보고 의무 체계 구축, 홈택스 연동 세금 계산 시스템 등 다섯 가지 선결 조건을 충족한 뒤에야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경부 "오히려 형평성 어긋나 예정대로 진행할 것"
학계의 지적에 대해 과세 당국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 과장은 "원칙에 따라서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거래를 통해 소득이 발생하면 과세를 하는 게 맞다"며 "가상자산 양도와 대여를 통해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을 통해 과세하는 시스템이 마련됐기 때문에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경호 과장은 "법인은 가상자산 투자를 통해서 벌어들이는 모든 소득을 법인세로 과세 중이다. 개인은 현재까지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고 있다. 형평성이 깨져있다"고 답했다.
문 과장은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2024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가상자산투자의 법률적 보호와 제도권 편입이 진행 중인데 소득세에 대해서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소득세 과세도 제도권 편입의 과제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 일본 영국 등 사례에서 봤을 때 다 과세를 하고 있다. 손익 통산이나 이월 공제는 세제가 다른 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같이 기준을 맞춰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대한민국 체계에 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행정적으로 준비가 미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또 "3번의 유예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준비를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완벽하진 않지만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며 "탈중앙화 거래에 대해서는 해외 계좌 신고, CARF를 통해 일정 부분 회원국 간 정보 교류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검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금투세 폐지를 비롯해 이중과세에 대한 논란도 해명했다.
그는 "2020년에 과세 인프라가 통과했다. 금투세 폐지는 그 이후에 통과됐다"며 "금투세도 폐지했는데 가상자산에만 세금을 내게하는 논리는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의 공급은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지 않고 있다. 중개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서비스 비용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라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는 것이다. 이중과세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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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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