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어디' 아닌 '어떻게'···아파트 선택 새로운 공식

부동산 부동산일반

'어디' 아닌 '어떻게'···아파트 선택 새로운 공식

등록 2026.05.01 07:01

권한일

  기자

골프장부터 공유 오피스까지, 커뮤니티 시설 진화슬세권 수요 증가에 따른 분양 시장 변화거주지 선택 핵심, 커뮤니티 인프라 경쟁력

서울 시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무관함. 사진=권한일 기자서울 시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무관함. 사진=권한일 기자

대한민국 주택 시장의 패러다임이 '어디에 사느냐'에서 '어떻게 사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슬리퍼 차림으로 생활 편의시설을 모두 누리는 이른바 '슬세권' 트렌드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주거지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희림건축·알투코리아·한국갤럽이 발표한 '2025년 부동산 트렌드'에서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주택 특화 요소 1위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주택'(34%)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실제로 커뮤니티 시설의 다양성과 고급화 수준은 아파트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대단지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수천 가구 규모의 단지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관리비 부담은 낮추면서도 호텔급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는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 연면적 9240㎡ 규모의 자이안센터에서 골프연습장, 수영장, 사우나 등을 운영하며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가 단지의 브랜드 가치를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어 아크로 드 서초 역시 프라이빗 스크린 골프 라운지와 스카이라운지로 구성된 '클럽 아크로'를 통해 분양 당시 열기를 이어가며 인근 단지 대비 높은 시세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단순 운동 시설을 넘어 '하이엔드 커뮤니티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입주 단지들에서는 조식·석식 서비스는 물론 입주민 전용 영화관, 공유 오피스, 프라이빗 건강검진 센터까지 등장하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은 실내 스크린 테니스장과 뮤직 스튜디오 등을 도입해 취미 활동의 완결성을 높일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짓는 '더샵 검단레이크파크'는 약 3000평 규모 부지에 실내체육관과 대형 라이브러리를 배치해 단지를 하나의 미니 신도시형 문화 공간으로 설계했다. 롯데건설의 '경기광주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역시 사우나와 키즈카페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 커뮤니티를 통해 실수요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스톱 라이프' 환경이 아파트 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경기 침체기에는 탄탄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단지가 실거주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 방어력이 높고, 상승기에는 지역 내 시세를 주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휴식과 여가, 생산 활동이 동시에 이뤄지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커뮤니티 시설 격차가 곧 자산 가치 격차로 인식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슬세권 트렌드는 주거의 중심이 외부 입지에서 내부 생활 완결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반포자이, 아크로 드 서초 같은 상징적 단지를 시작으로 커뮤니티 경쟁력이 집값을 좌우하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