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엔진,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공급 본격화美 해양 방산 무인화 기술 협력·특수목적선 확장전통적 조선업 구조서 신규 수익원 다변화 시도
HD현대중공업이 전력 인프라와 해양 방산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전통적인 조선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로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존 선박 사업의 강점을 활용해 수익 구조 다변화에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와 무인함정, 미 해군 연구개발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 증가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맞물리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시도하는 움직임이다.
조선업은 현재 노후 선박 교체 수요, 고선가 선별 수주, 친환경 규제가 맞물려 '슈퍼사이클'로 진입한 상태다. 다만 건조 기간이 길고 업황 변화에 민감하다는 한계가 있어, 이 같은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사업의 경우 선박용 중속엔진이 비상 발전 및 상시 전력원으로 주목받으면서 부상하고 있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북미 에너지 인프라 기업인 에이페리온 에너지 그룹과 6271억원 규모의 엔진 발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선박에 사용하던 중속 엔진 '힘센엔진(HiMSEN)'을 기반으로 한 발전 설비다.
이번 계약은 조선사가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발전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특히 선박 건조의 경우 일회성 수주 구조로 이뤄져 있지만, 데이터센터 전력은 글로벌 AI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인 만큼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계기로 선박 엔진 기술이 전력 발전 설비 시장 내 신규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가능성을 지켜보는 시점이지만, 전력 인프라는 발주 주기가 짧고 24시간 소비되는 특성상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대해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의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 방산 분야에서는 미국과 함께 '무인화' 시장 공략에 나선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 미국선급협회(ABS)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두릴과는 무인수상정(USV)에 이어 무인잠수정(UUV)까지 기술 협력 범위를 넓혀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ABS와는 무인 함정의 인증 규격과 표준을 공동 수립해 미래 해양 방산의 기준을 세우는 전략이다.
여기에 최근 HD현대가 미국 해군연구청(ONR)의 함정 성능개선 연구 과제 두 건을 수주하며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ONR은 미 해군과 해병대의 과학기술 개발(R&D)을 총괄하는 핵심 기관으로, HD현대는 AI 기술을 활용한 함정 성능 개선 과제를 맡았다.
이 같은 행보는 기존의 선박 건조 중심 사업을 벗어나 AI와 자율운항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사업 축을 옮기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기술 개발과 인증 체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며 무인화 시대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미국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미 해양 방산 시장 진입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단계로도 읽힌다.
기존 조선 사업도 영역 확장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스웨덴 해사청으로부터 5148억원 규모의 쇄빙전용선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최초로 글로벌 특수목적선 시장에 진출했다. 쇄빙전용선은 얼음으로 덮인 바다를 이동할 때 얼음을 분쇄해 항로를 열 수 있는 배로, 북극항로 개발과 극지 운항 수요 확대에 맞물려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조선업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전력 인프라와 해양 방산, 특수선 3대 축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업이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단기 수익원으로 전력 인프라 사업을 키우는 한편,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는 해양 방산과 특수선 시장을 확장해 기존 조선업의 강점을 살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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