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사철을 맞아 전세 품귀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입주물량이 줄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가 크게 강화됐다. 또, 다주택자 세금 규제 등으로 인해 기존 전셋집을 매매로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어 전세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023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2024년, 2025년 연속 상승세다. 이런 이유로 결국 주거지를 옮기지 않기로 결정한 세입자가 늘어 최근 기존 전세계약을 그대로 갱신하는 비율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때에는 주거지를 옮기는 것이 당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규정하고 있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을 일정 부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로 볼 수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묵시적으로 청구하는 경우와 명시적으로 청구하는 경우다. 묵시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방식은 오래 전부터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규정돼 있던 것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하기 2개월 전까지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임대차계약이 기존과 같이 그대로 연장되는 제도다.
이를 막으려면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이 종료하기 2개월 전까지는 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겠다는 계약갱신거절을 알려야 하고, 임차인도 임대인에게 위 기간 내에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고 이사가겠다는 내용을 통지해야 한다. 다만, 이때에도 임차인은 계약이 갱신된 기간 중 언제라도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통해 임대차계약을 종료시킬 수 있고, 이런 통지를 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임대차계약은 자동으로 종료된다.
최근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으로 명시된 계약갱신청구권은 명시적으로 계약갱신청구를 하는 방식이다. 묵시적 계약갱신청구권과 달리 명시적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기 2개월 전까지 반드시 "명시적"으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을 1회 갱신해야 하고, 임차인을 속여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했다면 이를 이유로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의무를 진다. 물론 이때에도 임차인은 재계약을 달리 체결한 사실 등이 없다면, 갱신기간 중 임의로 임대차계약을 종료하도록 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 종료 통지를 한 때로부터 3개월 후면 임대차계약은 자동 종료된다.
또, 이때 임대차계약이 갱신된 경우 임대인은 물가변동 등을 이유로 임대차보증금을 증액할 수 있지만 그 증액범위는 5%에 한정된다. 물가변동 등의 사유가 있어야만 임대차보증금 증액을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어서, 사실상 임차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증액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애초에 이와 같은 사항을 모두 명시해두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보장돼 있는 만큼 임차인에게 불리한 시장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이때 가장 많이 묻는 것은 "반드시 재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지"이다. 재계약을 체결해야만 임대차계약이 갱신되는 것은 아니지만,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갱신된 계약에 관한 권리, 의무를 명확히 정하고 이후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재계약서를 작성해 서로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정해진 임차인의 권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당사자 사이에 아무리 달리 약정한다고 하더라도 배제할 수 없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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