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패키지 여행사, 고환율·항공유에 '성장 둔화'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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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여행사, 고환율·항공유에 '성장 둔화' 경고등

등록 2026.03.27 14:21

양미정

  기자

환율 급등이 해외여행 비용 전반에 영향소비 위축으로 여행사 성장세 둔화 우려프리미엄 상품 중심 수요 구조 재편 흐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지난해 '외형 감소 속 수익성 개선'이라는 성과를 낸 국내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에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보복여행 수요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고환율과 항공유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 변수까지 확대되며 업황이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큰 변수는 항공 운임이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4월 기준 장거리 노선 유류할증료는 최대 20만~25만원 수준까지 올라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항공권 가격은 패키지 상품 원가의 핵심 요소인 만큼 여행사 입장에서는 상품 가격 인상 압박으로 직결된다.

문제는 가격 인상이 더 이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중고가 패키지 확대와 객단가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지만, 올해는 가격 부담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저가 수요가 빠르게 둔화될 경우 전체 송출객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 역시 부담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해외여행 비용 전반이 높아졌고, 이는 소비자의 여행 결정 자체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 상승이 수요를 억제하는 '임계점'에 근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여행사에서는 예약 시점이 지연되거나 단기 특가 상품 비중이 확대되는 등 수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수요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보복여행 수요는 점차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미 해외여행을 경험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신규 수요보다는 반복 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이에 따라 여행 빈도와 지출 패턴도 안정화되는 흐름이다. 과거처럼 물량 확대만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여행사의 사업 구조 특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패키지 상품은 전세기 좌석이나 호텔 객실을 사전에 확보하는 '선매입' 구조가 일반적이다. 수요 예측이 빗나갈 경우 할인 판매나 좌석 미소진으로 이어지며 수익성이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최근 항공 좌석 특가나 온라인 여행사(OTA) 중심 할인 상품이 늘어나는 것도 이 같은 부담을 반영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다만 프리미엄·테마형 상품과 유럽·미주 장거리 여행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순 단체 관광에서 벗어나 공연, 스포츠 관람, 체험형 일정 등을 결합한 고부가 상품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업계는 저가 패키지 중심 구조에서 고부가 상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객단가 상승과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항공 운임과 환율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수요 변수까지 확대된 상황"이라며 "외형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되던 국면에서 벗어나 선별적 성장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정세와 유가 흐름에 따라 업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수요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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