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사자'에서 3월 '팔자'로···20일 만에 32억달러 급감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강달러'에 환차익 매물 쏟아져환율 단기 고점 인식 확산···기업·개미 일제히 '익절' 러시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626억155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잔액인 658억4336만달러와 비교해 불과 20일 만에 32억4181만달러(약 4.9%)가 급감한 수치다.
이러한 감소세는 연초의 흐름과는 완벽히 대조된다. 앞서 1~2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 등으로 달러 보유 수요가 크게 늘며 예금 잔액이 증가 곡선을 그렸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안전자산인 달러를 미리 확보해 두려는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들어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달러를 쌓아두던 주체들이 썰물처럼 달러를 내다 팔기 시작한 것이다.
달러예금 감소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최근 다시 불거진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다. 이란 등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극도로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가치가 급등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을 위협하며 연고점 수준으로 치솟았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환율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고점 인식이 빠르게 확산했다. 환율이 추가로 상승하기보다는 향후 안정세를 찾아 하락(원화 가치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러한 고점 인식은 기업과 개인 투자자 모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 통상적으로 달러예금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입 기업들은 환율 상승기를 틈타 결제 대금 등으로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대거 원화로 환전했다. 쌀 때 달러를 확보해 두었던 기업들이 환율 급등기를 맞아 대규모 환차익을 실현하며 운영 자금 확보에 나선 셈이다.
이른바 '환테크(환율+재테크)'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달러예금은 이자 수익과 별개로, 가장 큰 이점인 환차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개인들의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꼽힌다. 연초 낮은 가격에 달러를 매수했던 개인들은 환율 급등을 기회 삼아 차익을 확정 짓기 위해 매도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라는 대외 변수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환 리스크를 줄이고 이익을 확정하려는 기업과 개인의 매물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지정학적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의 향방을 주시하며 눈치싸움을 벌이는 외환 자금의 이동은 더욱 역동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