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천리안 5호 등 국내 갈등 심화사업 구조적 한계, 일정·비용 위기협력 약화와 경쟁 과열로 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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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이 해외 수출에서 호황을 누리는 반면 국내에서는 대형 사업마다 법적 분쟁이 반복되고 있음
사업 구조의 근본적 한계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
KDDX 구축함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갈등이 법적 대응으로 확산
천리안 5호 위성 사업에서도 KAI가 평가 공정성 문제로 소송 제기
다수 방산 프로젝트에서 입찰, 평가, 납기 등을 둘러싼 소송이 지속 발생
방위사업은 단발성 대형 프로젝트가 많고 재도전 기회가 제한적
한 번 탈락이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
사업 구조상 업체 간 경쟁과 이해 충돌이 불가피
KDDX 사업 약 7조원 규모
천리안 5호 위성 사업 총 6000억원
주요 방산 4사 수주잔고 100조원 돌파, 영업이익 사상 최대
법적 분쟁 장기화 시 사업 일정 지연, 비용 증가, 전력화 지연 등 우려
내부 갈등이 방산 성장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
업계에서는 소송 대신 협상, 조정 등 대체 분쟁 해결 제도 활용 필요성 강조
약 7조원 규모의 KDDX 사업은 기본설계 이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에서 경쟁 구도를 둘러싼 갈등이 법적 대응으로 확산된 대표적인 사례다. 사업자로 참여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과의 경쟁이 격화되며 평가 기준과 절차의 공정성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져 왔다.
특히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후속 사업까지 맡는 관행과 달리 경쟁입찰 방식이 도입되면서 이해 충돌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과거 군사기밀 관련 논란까지 겹치면서 갈등은 장기화됐고 결국 사업 일정 차질 가능성까지 커진 상황이다.
우주 분야도 다르지 않다. 총 사업비 6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 5호' 사업에서는 탈락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평가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에 나섰다.
천리안 5호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단일 사업을 넘어 국내 우주산업 주도권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기에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민간 주관 정지궤도 위성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면서 KAI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처분 취소 소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업체가 담당하는 주력 사업의 경우 대규모 프로젝트를 놓칠 수 없을 것"이라며 "사업에 있어 업체들은 경쟁 구도에 있기에 사업에 대한 관리 또한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분쟁은 개별 기업 간 갈등이라기보다 방산 산업 특유의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위사업은 ▲수천억~수조원 단위의 대형 프로젝트 ▲재도전 기회가 제한된 단발성 수주 구조 ▲기술·인력 축적이 수주 여부에 좌우되는 특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한 번의 탈락이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에 직격탄이 되는 구조에서, 업체들은 결과에 불복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대한항공의 해상초계기 개량 사업을 비롯해 LIG넥스원, KAI 등이 참여한 다수의 무기체계 개발 사업에서도 입찰 제한, 납기 지연, 평가 기준 등을 둘러싼 소송이 반복돼 왔다.
이 같은 소송전은 국내 방위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사업 일정 지연 가능성이 커질 뿐만 아니라, 업체 간 협력 구조가 약화되면서 개발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 개발 사업이 대부분인 방산 특성상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증가와 전력화 지연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K-방산의 외형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주요 방산 4사는 대형 수주를 잇따라 확보하며 합산 수주잔고 10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며 전례 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폴란드와의 대규모 방산 패키지 계약을 비롯해 중동 지역에서는 방공체계와 유도무기 수출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중동 지역 분쟁을 계기로 한국산 방공체계의 실전 운용 능력이 부각되면서 일부 사업에서는 조기 수출 논의까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장세가 내부 갈등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채우석 방위산업학회 이사장은 "방위사업 절차가 제때 진행되지 못하면 기회비용이 커지고 전력화와 수출 등 주요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송을 통한 다툼은 사업 추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협상과 조정 등 소송 외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대체적 분쟁해결(ADR)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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