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같은 원가, 다른 성적표···삼성 MX가 놓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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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원가, 다른 성적표···삼성 MX가 놓친 것

등록 2026.08.10 10:56

강준혁

  기자

삼성 MX, 사상 첫 적자···영업손실 7000억원휴대폰 판매량 호조에도 원가 폭등 여파 직격탄구조 한계 지적···판매 전략·수익 구조 수정해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첫 분기 적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을 단순히 부품 원가 상승의 결과로만 해석하기에는 짚어봐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같은 기간 애플은 아이폰을 앞세워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동일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쪽은 적자로 밀려났고, 다른 한쪽은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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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MX·NW부문 2분기 영업손실 7000억원 기록

애플 2분기 매출 16.4%·영업이익 27% 증가

아이폰 매출 542억5000만달러(약 77조3000억원), 전년 대비 21.7% 증가

애플 2026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점유율 49%, 삼성전자 16%

구조적 과제

삼성전자는 보급형 비중 높아질수록 수익성 압박

애플은 프리미엄·고가 모델 비중 확대해 매출·이익 극대화

스마트폰 시장 성장축이 물량에서 가치로 이동, 프리미엄 전략이 유리한 환경

향후 전망

삼성전자, 프리미엄 제품 강화·서비스·AI 등 다층적 수익 구조 필요

자체 AP(엑시노스) 경쟁력 강화로 원가 절감 추진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 전환이 핵심 과제

양사의 성적표를 가른 것은 사업 구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S·Z 등 폭넓은 제품군을 기반으로 출하량과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보급형부터 프리미엄·폴더블까지 제품군을 촘촘히 구축해 판매 저변을 넓히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반면 애플은 시장점유율 자체보다 프리미엄 제품 비중과 평균판매가격(ASP), 고가 모델의 판매 비중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부품 가격이 안정되고 스마트폰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전제가 달라졌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단순한 출하량 확대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온전히 전가하지 못하면 판매량이 늘어도 이익률이 후퇴하는 구조다.

사진=삼성전자사진=삼성전자

실제로 삼성전자 MX·NW부문은 지난 2분기(4~6월) 영업손실 70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26 시리즈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수요가 이어졌고, 갤럭시A 시리즈 판매도 확대됐지만,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짓눌렀다.

매출 확대에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더욱 뼈아프다. 판매 부진이 아니라 제품을 팔고도 충분한 이익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성과를 가늠해온 출하량과 시장점유율만으로는 사업의 내실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애플은 같은 환경에서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애플은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27% 증가했다. 아이폰 매출은 542억5000만달러(약 77조3000억원)로 전년보다 21.7% 늘어나 시장 전망치인 536억달러도 웃돌았다.

양사의 격차는 결국 얼마나 많이 팔았느냐보다 한 대를 팔아 얼마를 남겼느냐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S·Z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가격대의 소비자를 포괄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보급형 제품 비중이 높아질수록 평균판매가격이 낮아지고 메모리 등 핵심 부품의 원가가 상승하면 수익성이 즉각적인 압박을 받는 구조적 한계도 안고 있다.

애플은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에 집중한다. 아이폰 프로·프로맥스 등 상위 모델과 고용량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여 ASP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출하량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매출과 이익을 확보하느냐에 무게중심을 둔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축이 물량에서 가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애플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출하량보다 매출과 수익성이 핵심 성장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부품 원가 부담으로 단말기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역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 중저가 제품보다 고사양·고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이 같은 시장 재편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애플은 2026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점유율 49%를 기록, 2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은 16%였다. 출하량이 아닌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는 애플과 제품군을 다변화해온 삼성전자의 격차가 한층 두드러진다.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갤럭시S26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6 울트라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고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까지 길어지면서, 제품을 판매하는 순간에 수익을 실현하는 단선적인 사업 구조 자체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분야가 서비스 사업이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이후에도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애플TV+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앱스토어 수수료와 클라우드·콘텐츠 구독, 광고 등 다양한 수익원이 하드웨어 매출을 보완한다. 소비자가 당장 스마트폰을 교체하지 않더라도 기존 이용자 기반에서 반복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이 부분에서 취약하다. 갤럭시 이용자의 상당수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이용하는 만큼 자체 갤럭시스토어의 수익 기여도가 제한적이다. 삼성 클라우드 역시 안정적인 매출원이라기보다는 이용자를 생태계 안에 머물게 하는 기능에 가깝다. 일부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애플과 비교하면 서비스 수익화 수준에 격차가 있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유력한 영역으로 꼽힌다. 현재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된 AI 기능은 상당 부분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향후 기능 고도화를 전제로 기본 기능은 무료로 유지하면서 일부 고급 기능을 구독 형태로 제공한다면 반복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여지가 있다.

수익성 개선은 판매 이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 원가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의 경쟁력을 높여 퀄컴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탑재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Z8 시리즈에서도 갤럭시Z플립8에 엑시노스가 일부 적용된 것을 제외하면, 갤럭시Z폴드8과 갤럭시Z폴드8 울트라는 스냅드래곤을 탑재했다.

엑시노스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끌어올려 적용 범위를 확대하면 외부 AP 구매에 따른 비용 부담을 낮추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메모리부터 AP까지 자체 부품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가진 차별화된 자산이기도 하다.

결국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풀어야 할 과제는 '더 많이 파는 것'에서 '더 많이 남기는 것'으로 성장 방정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한 대당 수익성을 높이고, 서비스와 AI를 통해 판매 이후에도 반복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자체 부품 경쟁력을 통해 원가 부담을 낮추는 다층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이번 적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라는 외부 충격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외부 변수의 충격이 분기 적자로 직결됐다는 사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원가 변동과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메모리 반도체값 폭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애플이나 다른 글로벌 업체와 달리 포지션 특성상 가격을 쉽게 올리거나 수익 구조를 공격적으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재 분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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