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구조개편 이제 시작인데"···셧다운 공포, 설상가상 韓 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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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편 이제 시작인데"···셧다운 공포, 설상가상 韓 석화

등록 2026.03.10 13:34

전소연

  기자

나프타 가격 25% 급등···호르무즈 봉쇄 여파"최대 한 두달 사이 공장 가동 어려울 수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동 정세 악화로 전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마저 봉쇄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셧다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8.96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8% 상승했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 오른 배럴당 94.77달러로 집계됐다.

문제는 전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체들은 나프타(납사)와 같은 주요 원료의 상당 부분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원료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일부 공장의 가동률을 낮추거나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자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 불가를 선언하고 폐쇄 조치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석유 수출의 통로로, 전 세계 해상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량 20%가 통과하는 곳이다.

해협이 막히자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주요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던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료 수급은 물론 생산 차질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업계에서는 최대한 비축해둔 물량 등을 활용해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봉쇄가 길어질 경우 최대 한두 달 사이에 공장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협 봉쇄로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나프타 가격은 지난달 27일 톤(t)당 590달러에서 이달 3일 t당 737달러로 약 25% 상승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제품으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핵심 원료다. 특히 제품 제조원가의 약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원료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 악화에 치명적이다.

업계에서는 구조개편이 이제 막 본격화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자 부담을 토로하는 모습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며 업황이 이미 둔화된 가운데, 원료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설비의 가동률 조정이나 생산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여천NCC는 지난 4일 고객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3월 인도 예정이었던 나프타의 도착 지연이 크게 지연됐다"고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하기도 했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공장을 돌릴 수 없게 되는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며 "회사별로 다르겠지만 원료 재고가 바닥나고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앞으로 한두 달 내 대부분 불가항력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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