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위 中 업체, 생산차질 우려 韓 효성티앤씨, 공급 여력 확보 기회 PTMG 내재화 통한 비용 경쟁력 강화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스판덱스 제조업체 주지화하이가 법원에 파산 회생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차입을 바탕으로 설비 투자를 확대해 온 가운데, 지난해 12월 법원의 13억 위안 규모 강제집행이 이뤄지며 유동성 위기가 급격히 심화된 영향이다. 주지화하이는 연간 생산능력 22만5000톤에 달하는 글로벌 3위 스판덱스 업체로, 중국 내 생산능력의 약 15.6%를 차지해왔다.
시장에서는 주지화하이의 생산 차질로 국내 업체인 효성티앤씨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주지화하이의 가동률은 30~4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생산 중단이나 추가 감산이 이어질 경우 역내 공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스판덱스 가격과 스프레드 개선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효성티앤씨는 매출의 약 30%,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스판덱스 사업에서 창출하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대표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 '크레오라(CREORA)'를 앞세워 글로벌 의류·섬유 업계에서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며 2010년 이후 15년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다만 중국발 공급과잉 국면에서는 1위 사업자 역시 역풍을 맞았다. 2021년부터 중국의 봉쇄 정책 속에서 현지 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며 글로벌 스판덱스 수급이 급격히 악화됐고, 중국 비중이 절대적인 시장 구조상 효성티앤씨 역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 2021년 스판덱스 호황기 당시 1조4236억원에 달했던 효성티앤씨 영업이익은 이듬해 10분의 1 수준인 1236억원으로 급감했다. 섬유 부문에서 두 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는 주지화하이를 기점으로 효성티앤씨의 사업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감산과 구조조정이 이어졌지만 주로 중국 소규모 업체 위주로 진행되면서 가시적인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올해 글로벌 스판덱스 신규 증설 규모는 지난해 약 17만톤에서 올해 약 3만톤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2022~2023년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스판덱스 재고일수가 최대 60일을 웃돌았고 가격 역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부진한 업황이 이어졌다"며 "올해도 바이루, 라이크라 등 일부 업체들의 증설이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지난 3~4년간의 증설 규모와 비교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반내권(反內卷) 기조가 강화될 경우 추가적인 노후 설비 폐쇄와 통합·감산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내권은 20년을 초과한 중국 스판덱스 설비를 정리하는 정책으로, 지난해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설비의 합산 생산능력은 18만3000톤(전체 생산능력의 약 13%)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공급 과잉 국면에서도 스판덱스 사업을 유지해온 효성티앤씨의 '뚝심'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태광산업이 지난해 7월 중국 스판덱스 법인 태광화섬의 사업을 중단하며 사실상 철수를 결정했다. 철수 절차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했으며 철수 직전 3년간 누적 영업적자는 935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효성티앤씨는 사실상 국내 유일의 스판덱스 제조사로 남게 됐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원료인 PTMG를 내재화해 원가 변동성에 대한 방어력이 높다는 점에서 회복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티앤씨는 중국 내 PTMG 생산능력을 기존 연산 10만톤에서 지난해 20만톤으로 확대했고, 베트남에서도 2023년 증설을 완료해 연산 15만톤 체제를 구축했다. 글로벌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경쟁사에 비해 마진 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효성티앤씨가 제시한 '2030년 매출 10조원 달성' 목표의 현실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스판덱스 사업이 업황 회복 국면에서 다시 안정적인 현금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배경이다.
여기에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등 기존 섬유 사업의 체질 개선과 함께 친환경 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원료인 바이오 BDO(Bio BDO) 생산에 나서며 올해 상반기부터 연산 5만톤 규모의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효성티앤씨는 타업체와 달리 베트남·터키·브라질·인도 등 비중국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중국발 공급 과잉 국면에서도 가격 경쟁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된 구조인 만큼 업황이 정상화될 경우 실적 회복 속도는 경쟁사 대비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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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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