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원·달러 환율 1470대로 치솟아···고환율 대책 마련에 분주금감원, 시중은행 외환담당 부행장들 소환···외화금리 '구두개입'은행권 외화예금 금리 줄줄이 하락···"고환율에 은행권 압박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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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지속으로 은행권 자본건전성 부담 심화
금융당국, 과도한 달러 예금 마케팅 자제 요청
달러 환전 혜택 확대 등 외화 유동성 관리 강화
5대 은행 개인 달러 예금 잔액 127억3000만 달러
2024년 말 대비 9억1700만 달러 증가
4년 만에 최대치 기록
달러 선호와 추가 상승 기대감이 환율 상승 부추김
정부, 외화 금융상품 규제와 구두개입 연이어 실시
은행권, 외화예금 금리 인하와 환전 우대 확대로 대응
환율 오르면 은행 위험가중자산 증가
자본비율 하락, 주주환원 정책 제약 우려
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에 초점 이동
은행권, 정부 규제와 압박에 부담 토로
'관치주의' 비판과 함께 중립적 입장 강조
금감원-은행 임원 회의 후 추가 대책 주목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이 이어졌음에도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정부는 최근 은행에 외화 금융상품 취급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잇따라 내면서 외화 금리에 대한 구두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7대 은행 외환 마케팅 담당(부서장급)을 은행회관에 모아 외화예금 추이를 점검하고 달러 예금 판매 과정의 절차 준수를 당부하는 동시에 달러 환전·예금과 관련, 지나친 환율 우대 등의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여기에는 최근 달러 가치 추가 상승 기대감 등으로 달러를 사 모으기만 하고 시장에 풀지 않는 경향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 반등·조정이 반복되면서 달러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27억3000만 달러로, 2024년 말보다 9억17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말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다.
은행들도 선제적인 대응으로 금융당국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 외화예금 금리를 줄줄이 낮추며 자체적인 수요 조정에 나선 한편,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환전 수수료 우대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추세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지난 15일부터 해외여행 특화 상품인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의 달러 금리를 연 1%에서 0.1%로 내렸고 신한은행도 16일부터 달러예금 금리를 0.05%포인트 낮췄다. 다만, 우리은행은 이번 외화예금 금리 인하가 금융당국의 메시지와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은행권도 비상이다. 통상 외환당국으로 불리는 한국은행·재정경제부가 아닌 금감원에서까지 달러 유동성 조절에 나서면서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환율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환율 상승이 은행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직접적으로 타격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해외 진출이나 무역금융 등을 위해 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 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 금액이 자동으로 커지게 된다.
이는 곧 위험가중자산(RWA)의 증가로 이어져 은행의 자본비율과 당기순이익이 하락하게 된다. 자본비율이 감독 기준에 근접하면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도 제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으로서는 가뜩이나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RWA가 증가하는 구조적 요인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이중고'가 심화될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은행의 과도한 환율 우대가 개인의 환투기를 조장한다'는 금융당국의 불호령에 당장 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보수적 경영 기조를 펼칠 수밖에 없지만, 고객들의 요구에 마냥 손을 놓고 있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각종 규제와 출연 압박으로 힘든 상황에서 이번엔 고환율 대책으로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며 "보여주기식 관치주의적 접근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은 개인의 투기를 조장하기보다는 자금을 중개하는 업무가 본업"이라고 잘라 말하며 "달러 거래를 원하는 고객의 요청에 응할 뿐 우리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잇단 압박에 은행권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금감원과 시중은행 외환 담당 임원과의 만남 이후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은 상황을 좀 지켜보고 이번에 당국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에 따라 후속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며 "우리는 당국의 방향에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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