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거침없는 '킹달러' 최약체로 전락한 '원화'···1470원 방어선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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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킹달러' 최약체로 전락한 '원화'···1470원 방어선 무색

등록 2026.01.13 13:39

문성주

  기자

달러 약세 전환에도 원화 '나홀로 약세' 지속수출 기업 '레깅' 전략·달러 환전 수요가 원인정부 환율 안정책에 비판도..."1600원대도 가능"

거침없는 '킹달러' 최약체로 전락한 '원화'···1470원 방어선 무색 기사의 사진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 선을 뚫고 올라가며 거침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외환 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으로 1420원대까지 레벨을 낮췄던 환율이 불과 보름도 안 돼 다시 폭등한 것이다. 특히 최근 미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수사선상에 올리며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만 나홀로 추락하고 있어 '원화 약세'가 구조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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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선을 돌파

외환 당국의 개입 효과가 약화

원화 약세가 구조적 위기로 번지는 모습

숫자 읽기

13일 원·달러 환율 1474.7원 기록

명목 실효 환율 86.56, 64개국 중 5번째로 낮음

올해 개인 미국 주식 순매수 19억4200만 달러, 역대 최대

맥락 읽기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원화만 나홀로 하락

환율 상승 원인으로 역내 수급 불균형, 수출기업 환전 지연, 개인의 해외 투자 증가 지목

당국의 임시방편적 대응 한계 드러남

향후 전망

시장 일각에서 연내 1500~1600원대 환율 전망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러 수요 우위 지속 시 추가 상승 가능성

전문가들, 정부의 근본적 대책 필요성 강조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1원 오른 1468.5원에 출발했다. 이후 상승 폭을 키우다 오후 12시 5분 1474.7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24일 1484.9원까지 치솟았다가 외환 당국의 강도 높은 구두 개입 이후 29일 1429.8원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30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 12일 장중 1470원을 두드렸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70원이 단숨에 돌파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사실상 당국이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환율을 끌어내렸던 약발이 완전히 다한 모양새다.

이번 환율 급등이 뼈아픈 이유는 글로벌 달러 흐름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청사 개보수 관련 자금 유용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불확실성 우려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통상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는 강세를 보여야 정상이지만 지금 원화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원화의 '명목 실효 환율(NEER·2020년=100 기준)'은 86.56을 기록했다. 이는 주요 64개국 가운데 △아르헨티나(4.89) △터키(16.27) △일본(70.14) △인도(86.01)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은 수치다. 명목 실효 환율은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를 주요 교역 상대 64개국과의 무역 교역량을 반영해 가중평균한 수치다. 이는 현재 환율 상승이 단순히 킹달러 등 외부 요인 때문만이 아니라 원화 자체의 펀더멘털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됐음을 방증한다.

원화 약세의 주된 원인으로는 '역내 수급 상황'이 꼽힌다.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하자 달러를 벌어들이는 수출 기업들은 환전을 최대한 늦추는 '레깅(Legging)'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달러가 들어오더라도 시장에 돌지 않는 '동맥경화' 현상이 환율 상단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열풍도 달러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증시로 옮겨간 '서학개미'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달러 환전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1월 9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총 19억4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달러 매수세는 곧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시장 안팎에서는 정부의 고환율 방어책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견이 거론되고 있다. 1400원대가 일상이 된 '뉴노멀(New Normal)' 현상을 당국이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임시방편적인 미세 조정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70원선을 뚫은 이상 연내 환율이 1500원을 넘어 16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온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와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국내 수급 역시 달러 수요 우위 구도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와 외환 당국이 내놓는 대책이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며 "연내 환율이 1600원대까지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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