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쉴 틈 없는 철강업계···관세 이어 탄소세까지 '외교전'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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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틈 없는 철강업계···관세 이어 탄소세까지 '외교전' 가속

등록 2026.01.12 08:11

황예인

  기자

CBAM 시행···올해 부담액 851억원 추산철강업계, 정부 간 지속적인 협의 요청"탄소 감축 노력 반영되도록 설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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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관세에 탄소세까지 더해질 경우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는 철강사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는 인증서 구매 의무가 1년 유예된 상황에서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국가 간 협의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CBAM은 이달 1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CBAM은 EU로 수입되는 제품 탄소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으면 EU 역내 기업과 동일한 탄소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철강을 비롯한 알루미늄, 시멘트, 수소 등이 적용 대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발전연구원(SGI)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국내 철강사들의 CBAM 부담액은 약 851억원으로 추산된다. 탄소세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향후 10년간 누적 비용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국내 철강업계의 최대 수출처 중 하나다. 2024년 기준 국내에서 EU로 향하는 철강 수출 물량은 381만톤(t)으로 전체의 13.4%를 차지했으며 일본(12.9%), 인도(10.8%), 미국(9.7%) 등이 뒤를 이었다.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CBAM 시행에 따른 영향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와 정부는 CBAM 대응 방안 모색에 더욱 분주해졌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는 EU CBAM과 관련해 철강업계 간담회를 열고,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CBAM이 시행 단계에 들어섰지만 인증서 구매 의무는 1년 유예된 2027년 2월부터 적용된다. 업계는 이 기간 동안 국내 산업 여건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 간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연구실장은 "당장의 비용 부담은 적겠지만, 향후 제도가 강화될수록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몇 년 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리스크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측과 여러 차례 협의를 벌였지만, 철강 분야에선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 철강 관세는 지난해 3월 20%에서 8월 50%로 인상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그 여파로 대미 수출량도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전례를 감안, 일각에서는 탄소세 협의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CBAM 제도의 확산 가능성도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들이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경우 한국 기업에 추가적인 비용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 EU가 CBAM 도입을 확정한 이후 미국, 영국, 캐나다 등 국가에서는 유사 제도 도입을 검토하며 관련 법안을 논의 중이다.

이 같은 상황 속 국내 철강사들은 저탄소 제품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별로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 기술 개발에 한창이며, 현대제철은 '전기로-고로 복합공정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 실장은 "결국은 기업이 탄소 저감 제품을 확대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향후 국가 간 협의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탄소 감축 노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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